단일화 물꼬는 텄지만…대선 후 살얼음판 예고
통 큰 단일화 했지만
세부적인 각론 없어
선거 후 정책 이견 예상
안철수 자리 놓고도
인수위 때 협상 될까 의문
6월 지방선거 앞두고
安과 함께 가는 모양새 취할 듯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통 큰 단일화는 각론에 대한 협의가 생략된 담판 형식이었다. 서로의 신뢰를 담보로 했다고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사실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는 것이어서 단일화 발표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4일 정치권에서는 선거 후 정책에 대한 이견과 자리 싸움으로 비화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후보와 안 대표가 전날 ‘공동정부’ 구상을 발표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해진 내용이 없다. 단일화 발표 이틀 전까지만 해도 안 후보는 완주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둘 사이 충분히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었다. 더욱이 두 후보는 서로 정책을 발표 당시에도 이견을 보여왔다. 때문에 선거 후 정책, 인사 문제를 놓고 조율이 잘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물음표가 여전히 남는다.
실제로 윤 후보가 공약으로 병사 월급을 20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했으나 안 후보는 이에 대해 "부사관 월급이 얼마인 지 아느냐"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정책에 관해서도 안 후보는 정부 개편안에 포함시켜 속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를 놓고는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이지만 윤 후보는 찬성했다. 연금개혁 속도 등에 차이를 보였던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최종공약 단계에서 견해 차이가 수렴됐다. 하지만 여전히 공무원연금개혁 등 직역연금 개혁과 연금개혁 방식 등에서는 이견이 크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 양당은 일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방침만 정해 놓은 상태다. 앞서 ‘DJP 연합’으로 집권에 성공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에게 국무총리와 6개 장관직을 배분했지만 각종 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빚으며 결별했는데 이런 자리 나누기식 공동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윤 후보와 안 대표는 공동 인수위를 구성해 국정과제 선정부터 함께하겠다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큰 줄기는 같다고 보고 안 후보의 공약 중 개혁적이고 실용적이어서 받을 만한 것들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 중 서로 중복되거나 통합하면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보류했다가 다시 재논의하는 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안 대표가 ‘갈 자리’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안 후보가 행정 경험만 없다고 말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총리’ 입각 여부도 제기됐다.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전혀 자리에 대한 논의는 없었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나중에 공동정부가 구성되고 그 안에서 적절한 인사들이 추천되면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자리를 정해 놓고 합의를 한 게 아니다"라며 "가치와 철학을 맞춰보고 각론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앞으로 차차 논의해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6월 지방선거까지 고려하면 대선 후 안 대표를 일방적으로 냉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선 직후에 안 후보를 배제하게 된다면 당이 단일화를 깨는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어 지방선거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 총선에서도 쉽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여소야대 형국이 되면 국정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안 후보와 함께 가는 모양새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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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직을 전날 사퇴한 안 후보는 이날 윤 후보와 함께 하는 유세 현장에 나서지 않았다. 다른 일정 없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출연만을 예고한 상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으로 만나 협의할 생각"이라며 "가급적 빠른 시간 내 유세를 같이 참여할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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