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정리는 어디로...민주·인권 회복 사라진 대선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에서 과거사 정리 언급 단 한 줄…19대 대선과 비교돼
사건은 넘치는데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단체들
"정부 책임 있는 사건들…적극적으로 움직여야"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가족 등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유가족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직접 옮겼다. 2021. 7. 27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거사 및 사회적 참사 문제가 남았지만 관련 공약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사라지고 있다. 향후 과거사 및 사회적 참사 문제 해결을 위한 동력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 본지의 분석 결과 제20대 대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대선 후보들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 관련 공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참위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4.16 세월호 참사, 진실화해위는 근현대사에 발생한 인권탄압 문제, 5·18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집에선 과거사와 관련해 단 한 줄 찾아볼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사 발굴과 조사, 지원방안 마련, 희생자 명예회복을 강구할 수 있도록 과거사정리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과거사 및 사회적 참사와 연관해서 포괄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제주도 관련 공약으로 ‘제주 4.3사건’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제주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추진하고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제주4.3 특별법 상 보상을 배상으로 변경하고 ‘제주 4.3 항쟁’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비교적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관련 공약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피해 보상은 대체로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에 초점 맞춰져 있었다. 다만 제주 4.3사건 관련해서 지난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제주도 방문 당시 희생자 유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 대선과 비교했을 때 과거사 및 사회적 참사 문제 해결에 정치권이 더욱 소극적으로 변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민주 및 인권 회복’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공약집의 앞 부분에 배치했다. 공권력에 의한 고문피해자와 유족들의 구제 및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과거청산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도 공약했다.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지원 속에 계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사참위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서의 정부 책임과 진실화해위는 6.25전쟁에서의 학살, 5·18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발포명령 체계 등을 밝혀냈다. 하지만 과거사 및 사회적 참사 문제가 다른 의제에 밀리면서 단체들은 향후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질 못하고 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현재 접수된 진실규명 신청 건만 1만3235건일 정도로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과거사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이들은 국가로부터의 피해 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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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대표는 “이번 정부도 피해 회복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 책임이 있는 사건들이기 때문에 어떤 대선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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