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고대 황금유물 두고 8년째 법적 다툼 중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이 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지난 8년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리전 양상으로 교전이 이어진 곳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8년간 대리전을 치른 대상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고대 스키타이의 황금 유물이다. 스키타이는 기원전 6세기~3세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유목 민족이다.
2013~2014년 '크림: 황금과 흑해의 비밀(Crimea: Gold and Secrets of the Black Sea)'이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유럽에서 열렸다. 첫 전시 장소는 독일 본이었고 다음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에서 전시가 이어졌다. 고대 크림 반도의 문화가 어떻게 그리스, 흑해 일대의 유목 민족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꽃을 피웠는지를 보여주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전시였다.
전시가 한창이던 2014년 2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했다. 당시 전시를 위해 우크라이나 5개 박물관에서 유물 432점을 대여해줬는데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이 키예프 국립역사박물관에서 대여한 유물 19점을 돌려주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나머지 413점은 크림 반도의 4개 박물관에서 대여한 유물이어서 논란거리가 됐다.
크림 반도의 박물관 4곳은 유물 반환을 요구하며 법적 조치를 취했고 이후 네덜란드 법원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법적 대리전이 벌어졌다. 법원의 판단은 계속 엇갈렸고 소송 과정에서 네덜란드 재판관이 과거 러시아 대기업에서 법률가로 일한 경력이 문제가 돼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판결에서 네덜란드 항소법원은 우크라이나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항상 우리 것을 돌려받는다"며 "처음에는 스키타이의 황금을 돌려받고 다음에는 크림 반도를 돌려받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자치공화국 정부 수장 세르게이 악쇼노프에게 확실한 어조로 "명백한 도둑질"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올해 1월 말에 항소했다. 네덜란드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기까지는 또 몇 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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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에서 고고학을 강의하는 발렌티나 모르빈체바는 '크림: 황금과 흑해의 비밀' 전시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그는 "유물을 러시아로 돌려보내는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국익에 반하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마땅한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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