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강습' 표현 삭제하라" 러시아, 언론 통제 나섰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라파예트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시위에서 한 남성이 '푸틴=히틀러'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이 자국의 언론 통제에 나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침공', '강습', '선전포고' 등으로 표현하거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을 다룬 언론 보도에 삭제 명령을 내렸다.
26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통신·정보기술·미디어 감독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성명을 통해 이번 명령에 따르지 않는 언론사는 차단되거나 벌금형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콤나드조르는 구체적인 TV채널과 신문사를 거론하며 이들 언론이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도시 폭격과 민간인 사망과 관련해 "신뢰할 수 없으면서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만한 허위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의 허위 정보 확산 행위에 대해 행정 조사를 개시했다며 위반행위에 대해선 최대 500만루블(약 7천220만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검찰청의 요청을 언급하며 이런 보도를 삭제하지 않은 언론은 차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콤나드조르는 "믿을만한 정보는 러시아의 공식 공보 매체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내에서도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반전 시위가 일어났다.
전날까지 이틀간 2천500명 넘는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지만, 이날도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러시아 비정부기구 'OVD-인포'의 트위터에 따르면 이날 34개 도시에서 적어도 492명의 반전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 이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체포된 사람은 절반가량이다.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각계의 공개서한도 쏟아졌다. 이날 6천명이 넘는 의료계 종사자들이 서한에 이름을 올렸으며, 건축가와 엔지니어 3천400명, 교사 500명도 각각 서한에 서명했다. 언론인과 지방의회 의원, 문화계 인사와 다른 직능 단체도 비슷한 서한을 내놓고 있다.
반전 여론은 온라인에서도 결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온라인 청원에는 이날 저녁까지 78만 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세계 1등하겠다"더니 급브레이크…"정부 믿고 수...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반전 움직임에 더욱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가 1996년 이후 유예하고 있는 사형 제도를 되살릴 수 있다고 경고해 러시아 내 인권 활동가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