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워크(work)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휴양지에서 수일 또는 수개월의 기간 동안 일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오래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업무 스타일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자동차로 5시간 가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호 호수가 있는데 이곳에서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는 일하고, 하루는 스키나 하이킹을 즐기는 실리콘밸리 기업문화인 워케이션이 코로나 기간 중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미래 지향적 업무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 브리드 호텔 사무공간에서 1~4주까지 일할 수 있는 한화생명과 제주 월정리 거점 오피스에서 4주까지 일한다는 CJ ENM의 실험은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케이션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향후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라이프스타일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위드 코로나) 시대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낮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고 최근 주 4일 근무를 도입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노동시간은 지속적으로 짧아지고 화상통화와 줌 회의로 원격근무가 활발해지면서 1~4주 정도의 시간으로 원격지 근무가 기술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휴가와 비근무일을 합치면 원격근무 기간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일과 라이프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대거 노동인력시장에 유입돼 기업의 핵심 노동 인력이 되면서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열망을 회사 경영층이 대폭 수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동일한 수준의 보수와 근무환경이라면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보유한 회사가 MZ세대의 선택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제주나 양양에서 2주간 일하면서 서핑과 트레킹을 즐기고자 하는 젊은 인력이 많아질수록 워케이션은 뉴노멀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소유에서 경험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이전하고 있다. 변화가 가속화되고 정보와 콘텐츠는 무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시장에서 소득 증가는 제한적이다. 욕망은 더 커졌는데 옛날처럼 재화와 서비스의 소유는 불가능해지면서 경험이 소유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경험 경제가 성장하면서 기존 경험들의 블러(blur) 현상으로 새로운 경험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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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행을 생각하면 비즈니스 여행과 휴가 여행으로 그 경험이 양분됐었다. 그러나 이제 비즈니스 여행과 레저 여행이 혼합돼 ‘블레저’ 라는 경험이 탄생했다. 블레저(bleisure)란 일(business)과 여가활동(leisure)의 합성어이다. 휴가지로 여행을 떠나서 일도 한다. 노트북을 들고 여행지로 가는 소위 하이브리드 여행을 말한다. 스포츠 복장과 일상복이 혼용되는 ‘애슬레저’ 패션도 블러 현상이다. 일반인이 스포츠를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서 레깅스나 트레이닝복을 일상복화하는 현상이다. 일과 휴가의 경계가 사라지는 워케이션 그리고 경험의 시대 지방 휴양 도시들과 서비스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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