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모두 남성표심이 승리의 관건이라 판단…여성혐오 집중조명" 외신이 본 韓 대선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외신들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비롯한 '여성 혐오'가 집중 조명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23일 한국 거대 양당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남성 표심이 대선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 이를 잡으려 애쓰고 있으며 양성평등 정책 등을 비판하는 젊은 남성을 겨냥한 메시지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및 성 관련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젠더 이슈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으며 여가부는 이름을 바꿔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런 양상에 대해 서울에 사는 회사원 홍희진 씨(27)는 "여성은 아예 참정권이 없는 것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젊은층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정책 대신 '이대남'에게 '여자들이 너무 많이 혜택을 받아 당신들이 어렵다'고 말하며 젠더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AP는 "한국 여성들은 직장에서 수년간 느리지만 꾸준한 진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박빙인 대선에서 그러한 성취가 부서지기 쉬움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업·교육·건강과 정치적 대표성 등에서 남녀 격차를 측정한 세계경제포럼(WEF) 인덱스에서 한국이 156개국 중 102위라는 등 남녀 간 불평등과 관련한 해외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AP는 "윤 후보가 취업난·주택난에 직면하고 결혼·출산이 힘든 20∼30대 남성의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젊은 남성들이) 여성과의 경쟁에 점점 더 민감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취업난 속에 여성과 경쟁해야 하는 대졸 학력의 중산층 한국 남성 일부가 젠더문제에 불만을 가지게 됐고 정치인들이 이에 올라탄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CNN에서도 일부 한국인들과 정치인 사이에서 나오는 안티페미니즘 주장이 "기이한 현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매체는 '워싱턴 포스트' 칼럼리스트인 파리드 자카리아가 진행한 '한국의 놀라운 안티페미니즘 운동' 방송에서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남성의 권리를 신장해야 한다는 운동이 나오고 있다. 이 운동은 온라인에서 힘을 얻고 우파 정치인들의 기회주의적인 구애를 받으며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카리아는 "지난 5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79%에 이르는 한국의 20대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한국은 2020년 기준 선진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고 상장사 여성 임원 비율은 5%밖에 안 되는 나라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의 남성들이 한정된 자원과 기회 속에 점점 더 많은 압박감을 느끼고 불안해하고 있다"며 "많은 남성이 온라인 등을 통해 '여성혐오'를 표출하고 있다. 그들은 여성을 '페미나치'로 표현하고, 페미니즘을 '암적인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또 여성 평등을 주장하는 여성가족부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료 화면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사진을 사용하며 "보수당인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당선되면 여성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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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것이 한국 정치 문화에서만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우파 정치인에게 활력을 불어 넣는 요소로 여성혐오가 사용되는 경우는 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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