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재정교부금제도(교부금제도) 개편 논의가 뜨겁다. 금년도 교부금 예산이 작년보다 무려 11조8000억원이 증가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교부금제도 개편 기회를 노리던 기획재정부로서는 적기를 맞이한 셈이다. 한 연구원은 교부금을 내국세 연동방식에서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반영한 국내총생산액(GDP) 연동방식으로 개편하면 향후 40년간 1000조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년 동안의 세수를 예측 못해서 추경 편성을 반복하고 4개월 앞의 세수조차 제대로 예측 못한다면서 기재부를 비판하던 언론들은 향후 40년간 1000조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을 앞다퉈 보도했다. 40년간 1000조원 절감 프레임으로 교부금 개선의 필요성을 압박하는 것은 일종의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고 생각한다. 교부금제도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 데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로, 1972년에는 내국세 교부금과 봉급교부금으로 출발했으나, 나중에 교육세 교부금과 증액교부금이 추가됐고, 2004년 말에 봉급교부금과 증액교부금을 내국세 교부금에 통합하여 내국세 교부금과 교육세 교부금만 남았다. 2020년에 고교 무상교육을 위한 증액교부금이 한시적으로 부활된 상태다.
현행 교부금제도에 대한 비판의 초점은 내국세 연동방식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요와 무관하게 내국세 수입액의 20.79%를 무조건 시·도교육청에 교부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내국세 연동방식은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 장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교부금 결손이 생겼을 때 국고지원을 거부하는 근거로 활용됐고, 반복적으로 국가시책사업을 교부금사업으로 떠넘기는 빌미가 됐다.
돌이켜보면 교부금이 줄어든 해도 많았으며, 늘어도 인건비 증가분 충당이 안 되던 해도 많았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교육재정의 속성상 교부금이 줄면 인건비가 운영비를 잠식하여 교육 부실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지난 10년간 지방채 발행액이 15조4000억원이며, BTL 상환액이 7조9000억원, 지방채 상환액이 17조9000억원에 달하고, 아직도 상환해야 할 BTL과 지방채가 5조원대에 이른다. 사정이 이런데도 금년 예산 증가 하나만으로 교부금제도를 비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년도 증가분 11조8000억원에는 2020년 감소분 1조7000억원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교부금제도는 중학교 의무교육, 3~5세 누리과정,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20년 전 초 35.8명, 중 38명, 고 42.7명이던 후진적 학급당 학생 수를 초 21.8명, 중 25.2명, 고 23.4명으로 낮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 근접하는 교육여건으로 개선한 원동력이었다. 그렇다고 교부금제도 개선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아니다. 교부율 조정은 학생 수 감소가 학교 수, 학급 수, 교원 수 감소로 이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다. 교육재정의 지출단위는 학생 수가 아니라 학급 수이기 때문이다. 교육여건 개선에서 교육의 질 개선으로 투자방향을 전환하려면, 급격한 교부금 감소를 초래할 GDP 연동방식은 대안이 될 수 없다.
2005년에 봉급교부금·증액교부금·국고보조금을 내국세 교부금에 통합해 교부율이 13%에서 20.79%로 커지자 교부금 규모가 내국세 변동에 더 민감해졌다. 내국세 결손이 발생하면 인건비가 운영비를 잠식하고, 반대로 내국세가 많이 늘면 교부금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문제가 생겼다. 단기적으로 재원 다변화를 검토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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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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