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놀러 가는 것 아니냐' 국민 비판 있을 수 있어 비공개"
"관광촉진 목적인데, 비공개? 설명 부족점 있어"
"순방 성과 있어,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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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이집트 공식 방문 기간에 피라미드를 관람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청와대는 이집트 측 요청에 의한 일정이며 외교 결례를 안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게 일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달 19∼21일 이집트에 머무르는 동안 이집트 문화부 장관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피라미드를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다른 일정으로 동행하지 않았고, 경호팀 등 소수의 수행원만 대동했다. 이번 관람은 사전 합의되지 않은 일정으로 김 여사의 이집트 방문 후 성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일에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은 이집트 정부 측 요청에 의한 것이며, 양국 협의에 따라 일정은 비공개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 측이 자국 관광산업 활성화와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김 여사의 방문을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집트는 애초부터 대통령과 여사님이 함께 피라미드를 방문해 주길 강력히 요청했고, 우리 역시 해외정상이 방문 시에 우리의 문화유적지나 현장방문을 늘 요청해왔던 터라 수용하려 했지만, 결국 거절했다"며 처음에는 이집트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는 이제껏 국빈방문한 해외 정상 중에 이집트 문화의 상징인 피라미드 일정을 생략한 사례가 없으니 재고를 요청했고, 우리는 고민 끝에 그렇다면 비공개를 전제로 여사님만 최소인원으로 다녀오는 것으로 합의했다"라며 "(이집트 측이) 여사님만 가는 것도, 그것도 비공개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무척 의아해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이집트의 요청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에서 영상을 통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에서 영상을 통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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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던 시기였던 만큼 야당에선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일정을 비공개로 추진한 점을 두고 방문을 숨기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순방 수행단 중 일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장영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 내외는 국내의 어려움과 국민의 고통을 뒤로하고 순방을 강행했다"며 "시급한 현안이 없었기에 당연히 외유성 순방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청와대는 방문 성과가 대통령 일정으로 다 보이는데 폄훼하지 말라면서 외교를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하지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영부인의 관광 사실이 알려졌다. 비공개 일정이니 국민이 알 턱이 있나"라며 "그런데 또 핑계를 댄다. 이집트 요청으로 성사된 일정이란다. 문제 삼으려면 이집트에 항의하라는 건가. 참 비겁하다"고 했다. 이어 "김정숙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순방에 동행했던 청와대 직원의 코로나 확진 사실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청와대의 방탄 해명이 아니라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라고 강조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재차 해명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일정을 비공개로 한 것은 "국민정서를 고려하고 외교적 결례를 하지 않기 위해서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순방을 두고 '외유' 비판이 나오는 것이 부당했다면 오히려 당당히 일정을 공개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미크론이라는 파도 몰려오는 시기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이 있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놀러 가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비판이 있을 수 있었다"며 "가기 전부터 외유 등의 말이 나오는 데 공개 일정이라고 하더라도 비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 것이 예상된다고 해서 비공개로 한 것은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밀관광이니, 하는 것은 지적이 너무 과하다"고 했다.


전문가는 외교 관례상 청와대가 방문국의 요청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방문국에서 요구하는 것을 안 가겠다고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청와대는 나름 고심해 비공개로 일정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무기 수출 등 이번 순방으로 얻은 성과도 있다. 그런 부분을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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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정을 비공개로 추진한 부분에 대해선 청와대의 설명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피라미드 방문 이유를 관광을 활성화할 목적이라고 밝혔는데, 일정을 비공개했다는 점에서 앞뒤가 안 맞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서 청와대의 설명이 조금 더 매끄러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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