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줄 만큼 긴 명품 대기 행렬"…이번 설에도 '보복소비' 터졌다
올해도 식지 않는 명품 사랑
보복소비·봄 야외 활동 준비
보너스 소진 수요까지 합세
설 연휴 백화점 명품 매출 23~30%↑
"새벽에 나와 앞 번호를 받아도 원하는 상품이 있다는 보장이 없어요.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도 구매가 아닌 입장을 보장받는 거지만, 인상된 가격에 웃돈까지 주고 사고 싶진 않아 나와봤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백화점 앞엔 샤넬·롤렉스 등 명품 매장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백화점 오픈 시간 전이었지만 대기 줄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명품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선 백화점별 도착 시간과 대략적인 대기자 수를 공유하는 글이 넘쳤다. 오후가 되자 오늘 입장이 마감돼 더 이상 입장 예약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백화점을 방문한 이모씨(37)는 "연휴, 주말에 대기 10번 안에 들기 위해선 전날 밤부터 나와야 하지만 살 거면 하루라도 빨리 사기 위해 나오는 것"이라며 "밤샘 대기를 대행하는 아르바이트가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하루 확진자 수가 2만명을 훌쩍 넘었지만 명품을 중심으로 한 '보복 소비'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설 연휴는 5일로 길었던 데다 고향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쉬면서 가까운 백화점 나들이에 나선 인파까지 더해지며 주요 백화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5일간(1월29일~2월2일) 3대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2월10~14일·전휴 전날 포함 5일) 대비 7~12% 늘었다. 특히 명품 카테고리에서 눈에 띄는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명품 매출이 각각 30.7%, 30.2%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 2년 차 보복소비가 성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율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카테고리 신장률이 23.1%로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보복소비 심리에 명절 전후 소비 심리가 더해진 데다, 연말 연초 보너스 소진 수요까지 합세했다"며 "명품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이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오픈런(백화점 오픈 전부터 입장을 대기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 설 연휴엔 명품 수요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나들이객도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백화점 나들이에 나선 이들로 롯데백화점 유아·완구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설 연휴 대비 27.4%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여성·남성 패션 매출은 각각 14.9%, 18.1% 늘었다. 다가오는 봄 야외 활동을 미리 준비하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골프 열풍에 현대백화점의 골프 카테고리 매출은 42.3%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36.4% 늘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이 같은 움직임에 백화점 매출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달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기존점만 놓고 봐도 20% 이상 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기저효과에 강추위로 비싼 겨울 의류 등이 많이 팔린 효과, 이른 설 연휴로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한 효과 등이 작용할 것으로 봐서다. 유통업계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예전처럼 백화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는 사라진 것 같다"며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급증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