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 끝났나’ 美상장 中기업들 13년 만에 최대폭 상승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중 양국의 거센 규제로 올 한해 곤두박질쳤던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제재하는 등 반시장적 규제의 범위가 확산되고 있어 이번 단기 상승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9.4% 급등했다. 일일 기준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중국 당국의 최우선 표적이 돼 주가가 대폭락했던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중국 온라인 교육업체 탈에듀케이션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들 주가는 이날 각각 9.7%, 15% 뛰었다.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의 주가도 이날 15% 급등했다.
알리바바 주가는 당국의 잇따른 규제로 올 초 232.73달러에서 122.99달러(이날 종가 기준)로 반토막(47%) 났다. 탈에듀케이션도 사교육 제재 여파로 올 초 71.51달러에서 3.944달러로 올 들어 94% 폭락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와 민생 안정을 이유로, 미국 정부는 불투명한 회계로 투자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각각 중국 기업을 옥죄어 왔다. 중국 정부는 전자상거래, 게임, 부동산, 사교육 등 분야의 기업들에 전방위 규제를 가하며 타격을 입혔고, 미국은 가변이익실체(VIE)의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의 보안 정책에 간섭할 위험을 차단하는 새 규정도 마련하는 등 규제의 강도를 높여 왔다.
이로 인해 뉴욕 증시 입성을 포기하거나 자진 상장폐지 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대표적으로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당국의 거대 기술기업 규제의 양대 표적인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상장 6개월 만인 이달 초 뉴욕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실적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디디추싱이 뉴욕 상장 이후 처음으로 이날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426억7500만 위안(약 7조962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48% 감소했고, 조정 후 순손실도 75억 위안(약 1조3990억원)으로 전 분기(23억위안)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매출 감소는 디디추싱의 주력 사업인 차량공유 서비스의 중국 지역 매출이 전 분기보다 10%대 감소한 영향이다.
한편, 이번 단기 상승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정보업체인 바이탈 날리지는 "이젠 중국 주식을 매수해야 할 때"라며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가 중국 당국의 규제 이슈 발생 이전의 견고했던 지지선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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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론도 있다. 국가 안보와 민생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중국이 규제 범위를 확산하고 있는데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배경이 미 상장 중국 기업들의 향후 주가 향방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미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매트 말리는 "새해 초까지 산타랠리 흐름이 이어지면서 미 상장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는 있지만, 전향적인 매수세로 전환하기에는 여전히 규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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