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중도의 선택에 판세 출렁…2030세대 '실용투표'도 변수
후광효과 없는 대선후보, 위기상황에 취약…막판까지 혼돈의 늪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박준이 기자]

편집자주중도의 표심을 잡아야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중도론(中道論)’이 이번 대선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정 후보에게 마음을 줄 것처럼 기대감을 안겨주더니 부동층으로 이동하고, 일부는 경쟁 후보 쪽으로 말을 갈아타는 ‘중도의 변심’에 여야 모두 애를 태우고 있다. 중도가 2022년 대선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이유와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해본다.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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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의 특징은 과거 판도를 좌우했던 전통적인 ‘정치 문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지역과 세대별 판세를 토대로 대선 판도를 예측했다. 그러나 현재 중도층이 확장하면서 정치적 의미로 ‘중원(中原)’이 넓어지고 복잡해졌다.


선거에서 중도층 개념은 이념적 중도층, 무당층, 여론조사 무응답층, 상황에 따라 표심을 달리하는 ‘스윙보터’를 포괄한다. 넓은 의미로는 무투표층까지 확장되기도 한다. 이른바 ‘집토끼’로 불리는 핵심 지지층을 제외하고 모두가 중도의 범주에 포함되는 셈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30세대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때 범진보 진영을 이탈하면서 정치적으로 부상했다"면서 "중도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으로는 처음으로 대선에서 2030세대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비상등이 켜진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중도의 터전인 중원을 확보해야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을 여야 모두 직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경 여론조사] 중원 확보해야 승리…'중도의 변심' 선거 막판까지 최대 변수 원본보기 아이콘



◇중도, 비중보다 중요한 질적 변화= 과거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은 ‘정치적 후광 효과’를 누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례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를 바탕으로 대세몰이에 성공했다. 다음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정치인 노무현’을 빼고 설명하기 어려웠다. 후광 혹은 부채의식이 대선 판도를 좌우한 것이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그런 존재가 없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 탄탄하지 못한 대선후보는 위기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여야 후보 중 누가 덜 창피하고 덜 실망스러운 행위를 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후보 관련 의혹이나 실수가 나올 때마다 부동층이 확대되는 게 여론조사의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대선에서 중도층의 파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제3 세력 성적표다. 2017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에 표를 던진 유권자는 65.1%다. 제3 정치세력을 선택한 유권자는 34.9%에 달했다. 2012년 대선은 2017년과 정반대 상황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유권자의 99.6%가 표를 몰아줄 정도로 역대급 양강 구도로 대선이 전개됐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은 어떨까. 양강 후보로의 쏠림 현상은 2012년보다는 덜하고 2017년보다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 전문가들은 중도의 규모 자체는 2017년 대선보다 줄었을지 모르지만 질적인 변화를 고려하면 중요성은 오히려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중도의 특성이 세분화됐고 상대적으로 젊은층에 많다. 정쟁보다는 정책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중도층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변수는 중도층의 투표 참여 의지다. 2012년 대선 투표율은 75.8%, 2017년 대선은 77.2%였다. 유권자의 20% 이상은 투표에 불참한다. 중도층이 투표 불참을 선택할 것이냐, ‘스윙보터’ 역할을 적극 자임할 것이냐에 대선 흐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도심 모습. 부동산 가격 폭등, 코스피 3000시대, 지구촌 달군 K-컬처, 누리호 첫 발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일상 회복 중단 등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새해에는 큰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강줄기처럼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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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의 관심은 ‘실용 의제’= 변덕이 심한 중도의 마음을 얻으려면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부동산·일자리 등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서울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서울의 표심이 전체 승부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대선에서 민주당에 효자 노릇을 했던 서울의 표심은 이번에도 대선의 관전 포인트 1순위다. 중도층에 이미 번진 부동산 비판 여론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힘겨운 선거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중도층이 싫어하는 ‘정당의 내분’을 노출한 게 부담이다. 지난해 말 내부 불협화음이 새해까지 이어진다면 중도의 이탈 가능성을 높인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후보가 당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경우 정권교체의 바람이 빠질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는 대선 막판까지 느슨한 형태의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제3의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혐오가 극에 달할 경우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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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중도의 특징은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 철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라며 "자기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대선 막판에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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