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찰서 확인한 차명계좌에 90% 과세, 위법"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검찰 수사 등을 통해 확인된 차명계좌 등 비실명 금융자산에 대해 세율 90%의 과세 처분을 당한 금융회사들이 불복 소송을 제기해 2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부장판사 김시철 이경훈 송민경)는 23일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5곳과 신영증권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득세 징수 취소 소송, 법인세 징수 취소 소송 5건을 모두 원고 승소 판결했다.
금융실명법 제5조에 따르면 비실명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90%를 원천징수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99%가 된다.
금융위원회는 차명계좌가 비실명 금융자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2017년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기존에는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 개설된 차명계좌의 경우 비실명 금융자산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국세청이나 검찰 조사에 의해 사후적으로 차명계좌임이 밝혀진 경우라면 이를 비실명 금융자산으로 본다고 해석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은 세율 90%의 과세처분을 통보했고 금융사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사안 별로 원고 승소, 패소가 엇갈렸으나 2심은 전부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번 과세처분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나고, 금융위의 2017년 해석에 따른다면 배우자가 생활비 목적으로 상대 배우자의 계좌를 관리하는 경우까지 차명계좌로 간주돼 세율 90%의 과세처분을 당하는 등 불합리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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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은 "조세법률주의가 요구하는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춰 이 사건 계좌 금융자산이 비실명 금융자산에 해당하지 않고, 이번 조항은 법인세에는 적용되지 않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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