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54% 급락, 왜…주요국 긴축 행보+주도주 갈아타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민지 기자] 애플(-3.93%), 테슬라(-5.03%) 등 대형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뉴욕증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6일(현지시간) 2.54% 급락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 낙폭은 긴축 우려가 부각되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던 지난 9월28일(-2.83%) 이후 가장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내년 기준금리 세 차례 인상을 시사했던 전날 강세를 보였던 것에서 하루반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예상보다 강한 긴축 행보를 보인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BOE는 이날 물가 급등 위험을 경고하며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G7(주요 7개국)가 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물가가 최근 급등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영국 정부가 지난 12일 비상사태도 선포한 상황이어서 인상보다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 BOE가 다소 의외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주요국의 긴축 행보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뉴욕증시 하락의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되 코로나19 대응 채권 매입(PEPP)은 내년 3월말에 중단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준 금리 인상 전망으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성장주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주도주가 바뀌면서 나스닥 지수가 급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산을 앞둔 연말인데다 올해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많이 오른 업종을 팔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으로 갈아타기가 이뤄지면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기술주 부진으로 나스닥 지수가 급락한 반면 S&P500 지수는 0.87% 하락에 그쳤고 다우 지수 낙폭은 0.08%에 불과했다. 골드만삭스(1.91%) JP모건 체이스(1.56%) 등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다우지수 낙폭을 줄였다. S&P500 지수가 하락했지만 S&P500 11개 업종지수 중 하락 업종은 기술주(-2.86%), 재량 소비재(-2.23%), 통신(-0.58%)의 3개 업종에 불과해 차별화 장세가 뚜렷했다.
자산운용사 웰링턴 쉴즈의 프랭크 그레츠 애널리스트는 "기술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주도주가 바뀌면서 나스닥 지수가 떨어졌다"며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 증시는 17일 오전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17일 오전 10시1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3%(7.05포인트)오른 3013.90을 가리켰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1%(21.21포인트) 내린 2985.20로 큰 폭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장 초반 대비 낙폭을 줄이며 상승 전환했다.
코스피는 긴축에 대한 우려보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무게를 두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지수가 하락한 데는 오는 18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따른 수급 변동성이 한몫했다"며 "미국 증시 충격에도 국내증시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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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긴축 우려가 증시를 억눌러온 만큼 일각에선 코스피의 추가상승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제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테이퍼링이 빨라진다 해도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국면 속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상태"라며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준 공급망 차질이 내년에 해소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점도 지수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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