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스토킹 신고 하루 평균 105건

유치장·구치소 1개월 유치
추가범죄 예방효과 크지만
절차 복잡해 시행까지 1주일은 소요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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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스토킹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가장 강력한 조치인 ‘잠정조치 4호’가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불과 10여건만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잠정조치 4호는 스토킹 가해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구금하는 조치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0월21일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이달 3일까지 적용된 잠정조치 4호는 13건에 그친다. 스토킹처벌법상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잠정조치는 ▲서면경고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 금지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잠정조치 4호는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유치장·구치소 유치를 의미한다. 유치 기간은 최대 1개월이지만,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두 차례까지 2개월 범위 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최근 경남 창원시에서는 피해 여성에게 만나달라며 집요하게 연락한 30대 스토킹 가해자가 잠정조치 4호 처분을 받고 유치장에 입감되기도 했다.

잠정조치 4호는 실질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한다는 측면에서 추가 범죄 예방 효과가 가장 크다. 유치된 기간 동안 경찰은 수사를 통해 가해자의 혐의를 입증, 사건을 송치하는 시간을 벌 수 있고 피해자는 위협에서 벗어나 일상회복을 준비할 수 있다. 지난달 19일 발생한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살인사건은 잠정조치 4호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피의자 김병찬(35)에 대해 경찰은 서면경고와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1~3호는 시행했으나, 4호는 시행하지 않았다.


스토킹 범죄가 이어지자 경찰은 잠정조치 4호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신고내역이나 범죄 경력을 종합해 재발 가능성이 높으면 4호를 우선 고려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중구 오피스텔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경찰청의 경우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해 스토킹 범죄를 주의·위기·심각 단계로 분류하고 심각 단계로 판단되면 필수적으로 4호 및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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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있다. 가장 강력한 조치인 만큼 실제 구금으로 이어지기까지 일주일은 소요된다는 것이다. 일정 부분 스토킹 범죄의 반복성·위험성이 소명돼야 하는 데다 경찰이 검찰에 신청, 검찰이 검토해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승인하는 ‘영장’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현행 법제로는 경찰이 실효적으로 사건 발생 초기에 조치할 수 있는 수단이 정말 제한돼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경찰이 시행한 잠정조치(1~4호)는 총 435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잠정조치가 적용되고도 위반된 경우는 31건에 달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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