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식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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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어떻게 세금을 거둬들이느냐의 문제는 오래전 중국의 제자백가 시대부터 다뤄진 매우 중요한 경제정책의 핵심이었다. 농사세를 많이 물리면 농산물 생산이 감소할 것이며 주택세를 많이 물리면 사람들이 큰 집을 짓지 않을 것이라는 ‘관중’의 말처럼 세입정책은 국민들의 경제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생활에도 큰 영향을 준다. 현재에도 정부정책의 8할 이상은 어느 곳에서 세금을 거둬들여 어떤 곳으로 세금을 지출하는지를 결정하는 세입세출정책에 있다고 본다.


종부세 논란이 꽤 뜨겁다. 다주택자인 몇몇 지인들은 날라온 고지서에 푸념이 높다. 그러나 반대의 입장에서 종부세에 대한 저항을 성토하는 이도 많았다. 고액 연봉자인 K씨는 평생 수십억 원이 넘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세금납부 후 남은 돈으로 생활비 지출하랴, 전셋값 올려주랴 하다보니 현재 보유 중인 재산이 자신이 지금까지 낸 세금총액보다도 적다고 한다. 그래도 큰 불만없이 살아온 그였는데 최근 언론지상에서 보이는 종부세 납부자들의 세금저항에 대한 옹호론은 꽤 섭섭하다는 의견이다. 한국의 근로소득세는 최고세율구간이 50% 가까이 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기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예전부터 국민들이 내는 세금은 정부가 내세우는 정치철학과는 상관없이 증가해 왔다. 작은 정부를 지향한 자유시장주의의 대표격인 미국 레이건 정부 때에도 미국 국민들의 세금부담은 꽤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정치철학과는 상관없이 선진국에 진입하는 시대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세금부담은 높아져만 갔다. 앞으로도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높아져 갈 것이고 이 때문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융 위기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이제 전 세계가 큰 정부의 시대에 접어든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세금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어떤 정부도 모든 세금을 깎아주거나 모든 세금을 인상하는 식으로 일방적이지 않았다. 어떤 정부는 보유세나 법인세를 낮추는 대신 근로소득세를 포함한 종합소득세를 높이고, 어떤 정부는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근로소득 공제혜택이나 금융비과세 혜택을 높이는 식이었다. 대선을 위한 여러 공약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활용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주체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할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에 맞는 선택을 국민이 할 수 있도록 해 미래의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근로소득세 인하를 항상 주장한다. 국내에서 소비를 많이 할수록 소득공제를 많이 해주는 방식도 이에 포함된다. 어차피 50% 가까이 세금을 내야 하는 고액연봉자들은 소득공제를 해준다면 적극적으로 소비할 것이고 그만큼 생산자들이 혜택을 입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근로소득세의 경감은 곧 가계소득의 증가, 즉 유효 수요 증가와 연결되며 소위 승수효과를 높인다. 아이러니하지만 경제성장의 주체인 소비하는 자와 생산하는 자들에게는 세금부과를 최소화하고 모자라는 세금은 단순히 부를 보유하는 자들에게 더 부과하는 ‘밀턴 프리드먼’ 방식을 케인스주의자인 필자도 적극 찬성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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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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