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참사' HDC현산 현장소장 "해체 미준수 하청 탓"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 학동참사' 재판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측 현장소장이 해체계획서와 달리 철거가 진행된 것은 하청업체 책임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정지선 부장판사)는 13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공사 관계자 7명과 업체 3곳의 재판을 열고, 현장소장 서모(57)에 대한 증인신문을 실시했다.
붕괴된 학산빌딩 철거는 하층부 일부 해체 → 후면부와 안쪽 성토체 조성 → 건물 3~5층 일부와 옥탑 구조물 해체 등 순서로 진행됐다.
서씨는 '이 같이 해체계획서와 달리 철거 공사가 진행된 사실을 알았냐'는 검찰 측 질문에 "잘 몰랐다"고 답했다.
서씨는 "실질적으로 철거에 대한 부분은 저희(현산)가 잘 모르기 때문에 도급을 줬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즉 현산으로부터 철거 공사를 따낸 한솔 측에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서 "공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하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철거나 해체 관련은 잘 몰라서 아는 척을 못했지만, 작업자의 안전 등에 있어서 굉장히 성실하게 관리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서씨는 올 3월 현장소장으로 부임한 후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평균 오전과 오후 1회씩 현장 순찰을 돌았다. 그는 "유관상으로 해체계획서 수준으로 작업이 이뤄졌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현산과 하청업체인 한솔, 다원이앤씨 등 관계자들은 지난 5월 말께 현장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서씨가 '해체계획서와 달리 측면이 아닌 뒷면부터 철거해도 되냐고 지적했다'는 공동피고인의 법정 증언이 과거 공판에 있었다.
이에 대해 서씨는 "해체 순번을 알 정도까지 물어볼 정도로 잘 모른다. 철거 관련 언급했던 기억은 없다"고 했고, 검찰 측의 계속된 추궁에 "기억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안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해체계획서대로 철거 공사가 진행되는지 등을 관리 감독하는 감리자 차모(59·여)씨에게 고의적으로 공사 일정을 알려주지 않아 업무를 방해했는지 관련 질문에서도 조합 측으로 책임을 돌렸다.
서씨는 "감리 계약 자체가 조합하고 이뤄져 있지 않나"라며 "협의냐 계약에 대한 부분은 조합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감리자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선 '시공사가 공사 일정 등 협의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솔 측이 백솔건설에 내부 철거 및 구조물 해체 공사를 불법 재하도급한 것과 관련해 "그 부분은 붕괴사고 발생 이후 알게 됐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번 재판의 피고인들은 재개발 시공사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서모(57)씨·안전부장 김모(57)씨·공무부장 노모(53)씨, 일반건축물 철거 하청업체 한솔 현장소장 강모(28)씨, 재하도급 업체 백솔 대표이자 굴착기 기사 조모(47)씨, 석면 철거 하청을 맡은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모(49)씨, 철거 현장 감리자 차모(59)씨 등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어쩐지 타이밍 절묘하더라"…전쟁 언급하더니 뒤...
이들은 해체 계획서와 규정을 무시하고 공사를 하거나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지난 6월 9일 광주 학동4구역에서 건물(지상 5층·지하 1층) 붕괴 사고를 유발,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 탑승자 17명(사망 9명·부상 8명)을 사상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