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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점령 이후 빠르게 돈줄이 막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과 은행 지불 시스템은 뱅크런(대량 인출사태) 등으로 인해 붕괴 위기에 처했고, 농민들은 농작물 대신 양귀비 재배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은 아프간의 은행·금융 시스템에 대해 작성한 세 쪽짜리 보고서를 통해 "아프간의 금융과 은행 지불 시스템이 혼란에 빠져 있다"면서 "아프간에서 은행 시스템 붕괴에 따른 경제적 비용과 사회가 받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현지 화폐가 있지만, 유통되는 규모는 50만달러(약 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점령 이후 해외 원조 중단, 해외 자산 동결로 인해 아프간에 경제난이 닥쳤고, 예금 인출을 조절하는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UNDP는 현재 추세가 심화할 경우 올해 말까지 아프간 예금의 약 40%가 사라질 수 있다며 "제한적인 생산 능력을 개선하고 은행 시스템 붕괴를 막으려면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 문제가 빠르게 해결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추후 은행 시스템 재건에는 수십년이 걸릴 수 있어 아프간 금융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UNDP의 시각이다.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농민들은 아편과 헤로인 등 마약의 원료인 양귀비 재배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은 탈레반이 점령 이후 마약 생산을 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마약 사업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아편 생산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SJ와 NYT는 남부 칸다하르주의 농부들을 인용해 밀과 옥수수 등을 길렀던 땅에서 양귀비가 대신 경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 면적은 22만4000ha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올해는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귀비 재배가 급증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탈레반 집권 이후 발생한 파키스탄, 이란 등 인접국가들과의 국경 무역 차질, 가뭄 등이 꼽힌다. 특히 국경 지역 농민들은 농작물 수출이 축소로 인한 수익원 감소를 대체하고자 양귀비 재배와 밀수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탈레반이 2001년 미군에 의해 정권을 잃고 점령지 농민들로부터 양귀비 판매액을 세금으로 거둬들인 점도 농민들의 양귀비 재배를 강하게 막기 어려운 요인이다. UNODC에 따르면 '양귀비 판매세' 총액은 2019년 기준 1450만달러(약 172억원)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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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최근 양귀비 재배를 막을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16일 "그들의 유일한 수입 수단을 막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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