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보복·난폭 운전, 폭행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도
전문가 "교통범죄 관련 법 재정비할 필요 있어"

직진·우회전 차선에서 앞차가 비켜주지 않자 뒷차 운전자가 앞차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한문철TV' 화면 캡처.

직진·우회전 차선에서 앞차가 비켜주지 않자 뒷차 운전자가 앞차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한문철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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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야! 차 세워!" , "양보 안하냐!", "이런 XX새끼가!"


최근 운전자들이 다른 운전자를 향해 위협적으로 운전하거나 욕설, 폭행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난폭·보복 운전과 같은 교통범죄는 수년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나, 그 수법이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도로 위 흉기'라고도 불리는 난폭·보복 운전은 한 가정의 평화를 하루아침에 깨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운전자들은 "도로 위에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무섭다"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전문가는 교통범죄에 관한 법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직진·우회전 차선에서 비켜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앞차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한 운전자의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한문철TV'에는 '임신 27주 차 아내를 향해 창문을 세게 내려치고 욕설을 하며 때리려고 위협한 남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앞차 운전자 남편 A씨다. A씨는 "26개월 된 딸아이가 고열이 있어 소아과를 가던 중 지속적으로 뒤차가 우회전을 하겠다고 경적을 울리며 비키라고 요구했다. 직진·우회전 차선이고, 비켜줬다가는 횡단보도 위에 서 있게 되기 때문에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제보한 영상에서 A씨의 아내는 직진·우회전 차선에서 직진하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뒤에 있던 검은색 승용차 운전자 B씨가 우회전을 하기위해 비켜달라며 경적을 울렸다. 이윽고 B씨는 차에서 내리더니 앞차로 다가와 창문을 두드렸다.


이에 아내는 "여기 직진 차선이다"라고 했고, B씨는 "옆으로 좀 빼달라"고 요구했다. 아내가 "가세요"라고 하자, B씨는 "어유. 씨XX 새X"라는 욕설과 함께 주먹을 올리며 위협했다.


이후 차로 돌아가는 듯 보였던 B씨는 다시 돌아와 출발하는 차량 뒷좌석 창문을 손바닥으로 세게 쳤다. 당시 뒷좌석에는 생후 26개월 된 A씨의 딸이 타고 있었다.


앞차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는 뒷차 운전자. 사진=유튜브 '한문철TV' 화면 캡처.

앞차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는 뒷차 운전자. 사진=유튜브 '한문철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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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앞차 운전자분 트라우마 생길 것 같다. 꼭 처벌받아야 한다", "보복운전을 넘어 폭행운전", "정상적인 운전자에게 협박하는 운전자라니. 세상이 무섭다", "내가 당할까 봐 무서워서 운전도 못 하겠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도로 위 시비는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에 접수됐거나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는 사건들도 무수히 많은 사례 중 일부일 뿐이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운전 관련 사건들은 ▲난폭운전 ▲보복운전 ▲폭행 시도 ▲욕설 등이다. 이 가운데 난폭운전은 운전을 거칠게 해 불특정 다수에게 불쾌감 또는 위협을 주는 행위를 뜻하고, 보복운전은 고의로 특정인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건들이 자칫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부산에서는 상습적으로 보복운전을 한 30대 운전자가 구속됐다. 이 운전자는 5차례에 걸쳐 보복운전을 했는데, 그는 한 여성 운전자에게 "거기서 깜빡이 켜고 기어들어 오는 X이 (어디 있어?)", "나와라 XXX. XXX아니야. 운전을 X같이 하네" 등의 욕설을 하며 폭행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 전북 전주시에서는 도로에서 시비가 붙은 20대 운전자에게 도끼를 휘두른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운전을 아예 포기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은 "운전을 하게 되면 예기치 못한 사고를 겪을 위험이 커져 운전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라며 "출퇴근 역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난폭·보복 운전을 '도로 위 폭력 범죄'라고 규정하며, 관련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수형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복운전의 경우, 도로교통법에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 형법이 적용되고 있다"며 "또 난폭운전을 처벌하려면 ▲신호 및 지시 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등의 행위를 '지속·반복'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한 번의 행위만으로도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난폭운전의 요건으로 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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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난폭·보복 운전은 '도로 위 폭력 범죄'다. 그러나 '도로'라는 특수한 환경에 놓여 있고, '자동차'라는 수단을 이용하다 보니 이를 폭력이라고 여기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교통 범죄를 단순히 개인 운전자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되고, 다양한 관점에서 범죄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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