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만 18세 피선거권' 논의…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의힘, 피선거권 연령 하향안 발의…"2017년엔 반대하더니 이제 와서 표심 장사" 비판도
이준석 "30대 0선 당 대표 이상의 기적 보여달라", 윤석열 "한국의 오바마, 마크롱 되자"
시민들 의견 분분 "표심 장사일 뿐"vs"청년들 정치 참여 기회 확대"
전문가 "MZ세대, 정치 변혁과 정치인 세대 교체에 대한 요구 커져…당연한 문제 제기"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대선 국면에 접어든 여야가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일각에선 부동층이 많은 20·30세대 '표심 잡기용' 궁여지책이란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피선거권 연령 하향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던 논쟁이다. 현행 선거법상 만 18세가 되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등 주요 공직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만 25세 연령 제한 규정이 있다. 이에 선거권과 피선거권 연령이 일치하지 않아 현실과 괴리가 있고, 청소년 참정권을 확대해 시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정치 경험이 적은 만 18세가 피선거 대상이 되기엔 부적절하다는 반대 의견도 내놓는다.
◆ 이준석·윤석열, '피선거권 연령 하향' 논의…심상정은 2017년부터 공약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청년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행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연령 제한인 25세를 선거권과 피선거권 동일하게 연령제한을 철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권에서 선심 쓰듯 젊은 세대에 무엇을 나눠주듯이 한다 해서 그들의 삶이 개선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직접 정치에 참여해 운명을 결정할 정책을 만들고 관철시키는 문화"라면서 "30대 0선 당 대표가 나온 것 이상의 기적을 앞으로 보여달라. 내년 지방선거부터 참여해 청년의 힘을 바탕으로 나아갈 수 있게 나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피선거권 연령 인하 법안은 급물살을 탔다. 이 대표 발언 3일 뒤인 지난 9일 여야는 피선거권 연령 인하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정개특위 구성에 합의했고, 10일에는 국민의힘이 피선거권을 만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법안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법안이 통과되면 청년의 정치 참여 기회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의 오바마, 마크롱이 돼보지 않으시겠냐. 여러분이 새 시대를 열고 정치를 바꾸시라. 제가 여러분의 시대로 가는 다리가 되겠다"라고 기대를 표했다.
윤 후보가 언급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8년 11월에 만 47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만 39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에 앞서 가장 먼저 피선거권 연령 하향을 공약으로 선점한 것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다. 그는 지난 제19대 대선 때부터 피선거권 연령 하향을 공약했다. 당시에도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가 선거권 연령 하향을 동의하면서 이에 대한 공감대는 마련돼 있었으나, 심 후보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피선거권 연령 인하까지 함께 주장했다.
심 후보는 지난 2017년 2월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에서 증명됐듯이, 우리 청소년들은 기성세대를 뛰어넘는 정치적 식견을 보여줬다"며 "나이를 이유로 정치 참여를 제한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월10일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를 언급하며 "요즘에 대통령 선거연령을 얘기하는데 지난 (19대) 대선후보 중에 제가 유일하게 대선 피선거권 연령을 낮춰야 된다, 주장을 했던 사람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피선거권과 선거권은 같이 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20·30세대 표심 잡기용" 비판도…전문가 "젊은 세대가 정치권 진출해 자력으로 청년 문제 해결하는 것 바람직해"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피선거권 연령 하향 주장을 두고, 대선을 앞둔 젊은층 표심 장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20·30세대에게 정치개혁 이슈를 선점하는 모습을 보여 개혁적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란 지적이다.
과거 국민의힘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학교의 정치화'를 우려하며 투표연령 하향 및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반대한 바 있다. 현재 20·30세대 부동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표심이 대선 향방을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뒤늦게 피선거권 연령 인하를 통해 득표를 늘려보겠다는 심산이 아니겠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고등학생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놓고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나도 겪어봐서 아는데 20대 초반까지 아직은 정치라는 걸 깊숙이 모른다"며 "선거 연령 낮춘 것 만으로도 무리수였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러다가 유치원생도 국회의원 시키자고 하겠다"면서 "정치쇼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정치 변혁과 정치인 세대 교체에 대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MZ세대들이 진보·보수를 떠나 기성세대에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맡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렇게 된 원인은 결국 기성 세대의 무능력이다. 특히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능력 면에서 한계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사회 변화 속도는 너무나 빠른데 기성세대들이 여기에 대응하기에는 순발력과 기민함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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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됐을 당시) '이 대표도 대선 출마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마크롱이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온다' 하는 논란이 나왔었다"라며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 정치권에 진출해서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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