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민 난방 책임지던 '석탄'…가정집서 퇴출되는 이유
英 등 선진국 가정용 연료서 석탄 비중 급감
탄소 감축 규제, 전력·가스 난방 상승 등 원인
코로나 이후 품귀 현상 때문에 석탄 가격 급등
개도국 가정집 '탈석탄' 빨라질까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지난 수백년에 걸쳐 서민들의 난방을 책임지던 석탄의 시대가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탄소 규제, 석탄 품귀 현상 등으로 인해 석탄을 쓰는 가정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가정집에서 석탄이 퇴출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석탄의 종말'을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내년 5월부터 가정용 석탄 판매를 단계적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 5월부터는 아예 모든 종류의 가정용 석탄 유통이 금지된다.
영국은 한때 '석탄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석탄 사용이 보편화된 나라였다. 화력 발전소뿐만 아니라 가정집에서도 석탄을 태워 난방을 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세기 중반 때만 해도 매년 가을마다 석탄을 가득 실은 차량이 도시와 마을 곳곳에 배달됐고, 그 석탄을 자루에 담아 집으로 가지고 가는 일은 일종의 '겨울 전야제'였다고 한다.
그런 영국이 '탈석탄'의 선두주자로 앞서나가게 된 비결은 수십년에 걸친 에너지 전환 정책 덕분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석탄·석유 기반 경제를 재생에너지, 천연가스 등으로 바꾸는 데 주력해 왔다.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10년 동안 영국의 석탄 발전 탄소 배출량은 무려 80%나 감소했다.
◆개도국도 석탄 품귀…가정용 연료 '탈석탄' 빨라질까
이같은 에너지 전환은 비단 영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수십년 동안 가정용 연료는 크게 변화해 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당시 가정 부문 에너지 수요에서 석탄과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83.4%에 달했으나 2015년에는 도시가스·전력 난방이 73.2%를 차지해 사실상 완전히 전환됐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 빚어지고 있는 '석탄 품귀 현상'도 각국의 탈석탄 정책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 석탄값의 기준으로 쓰이고 있는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은 지난달 기준 톤당 202달러(약 24만원)를 기록,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에 비해 무려 세배 가까이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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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가격 변화로 인해 중국, 인도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산업용·가정용 발전 모두 석탄 비중이 크다. 또 석탄은 연료뿐만 아니라, 요소수나 비료의 원료가 되는 '요소'를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암모니아 추출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워낙 이용처가 다양하다 보니, 산업 발전 및 원료 수급을 원활히 하려면 가정용으로 소비되는 석탄 수요를 줄여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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