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년마다 반복되는 카드수수료 악순환, 이제는 끊어야할 때
카드사노조협의회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이번에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 못하면 3년 뒤 다시 이 자리에 나와야 합니다."
이달 말 3년마다 돌아오는 카드 수수료 개편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적격비용 산정체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결제망 셧다운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카드수수료 추가인하 반대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원가 분석을 기초로 산정된 적격비용을 검토해 정해진다. 여기에는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카드사의 자체적인 비용절감 노력이 수수료율 인하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인력을 줄이고, 소비자 혜택을 축소해가며 허리띠를 졸라매면, 이것이 또 원가에 반영돼 3년 뒤 수수료 인하 여력으로 산출돼 버리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13차례 인하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재산정 시기가 돌아오면 어김없이 수수료율은 낮아졌다. 인하 명분은 중소·영세 가맹점 보호다. 그 결과 2007년 4.5%에 달하던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1.97~2.04%로 반토막 났다. 0.8~1.6%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국내 가맹점도 92%에 이른다.
올해 역시 추가 인하로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을 위한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수수료 추가 인하를 반대한다는 노조조차 "3년 전 수수료율 인하를 반대할 게 아니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했어야 했다"며 제도 개선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도 실질적인 시장가격체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의 근거로만 작용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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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카드업계는 지속된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수수료 수익은 적자라고 호소한다. 본업인 카드 수수료보다 카드론 등 대출상품, 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웃픈 상황이다. 이제는 3년마다 반복돼 온 수수료 인하의 악순환을 끊고 카드사가 본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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