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주차전쟁 중]<2>도로가 주차장 된 사연

산업단지 주차난 고질적 문제
실제로 2개 차로만 사용 가능
트럭에 시야 가려 사고 위험도
단속은 그때뿐 근본대책 시급

지난 주말 인천 연수고 송도트리플스트리트 인근 왕복 4차로 도로가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통행에 방해를 받고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지난 주말 인천 연수고 송도트리플스트리트 인근 왕복 4차로 도로가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통행에 방해를 받고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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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수도권 최대 산업단지인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는 조성된 지 30년이 넘었다. 공단부지, 입주기업, 종사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이름(남동인더스파크)마저 바뀌었지만 단 하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주차난이다. 번영로 제1사거리부터 번영로 제2사거리까지 1.5㎞ 구간은 왕복 4차로이지만, 수십대의 대형 화물차량을 비롯한 200여대의 차량이 불법 주차돼 있어 실질적인 주행이 가능한 차로는 2개뿐이다.


경기 안산시의 시화국가산업단지도 마찬가지다. 1만여개가 넘는 입주기업의 업무 및 출퇴근 차량으로 종일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이곳 또한 왕복 4차로의 도로들이 2차로가 된 지 오래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차량들로 정작 물품 상하차를 못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원활한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남들보다 1~2시간 일찍 출근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이 같은 막무가내 주차는 치명적인 사고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일반 차량보다 시야 사각지대가 넓은 대형 트럭들의 경우 불법 주차로 가시거리마저 방해돼 사고 위험이 더 커진다. 불법 주차로 도로 폭이 좁아져 화재 발생 시 소방차량의 원활한 진입과 소화전 확보마저 힘들어져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서울 홍대 인근과 여의도 등 유동인구 밀집지역의 주차난은 더욱 심각하다. 여의도의 경우 건물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멀리 떨어진 한강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마저도 위드 코로나 이후 한강을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일반인 주차 편의를 위해 정기 주차 감축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인 이모씨(30)는 "회사건물 주차장은 상사분들이 사용해서 주차 공간이 없어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 월 주차료 내며 사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주차장 이용 대수를 줄인다는 문자가 와 주차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주차난은 어김없이 불법주차의 활개로 이어진다. 주말 낮 시간대 많은 방문객이 찾는 인천 연수구 송도트리플스트리트의 도로는 산업단지와 다를 게 없다. 왕복 4차로의 양 쪽에 주차된 차량들은 떡 하니 차로 1개를 차지하고 있다. 몰려드는 인파에 차선이 아예 사라져 교통 체증까지 빚어진다. 대부분 건물마다 3~4층에 이르는 주차장이 있지만, 마땅한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시민들이 길가에 무단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이 빈번한 곳마다 단속반이 수시로 출동하기도 하지만, 별 효용은 없다. 불법 주정차가 워낙 광범위하게 발생하다보니 단속에도 한계가 있는 것. 한시적인 단속도 중요하지만 주차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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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발생하는 불법 주정차를 두고 지자체도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수도권 한 지자체 관계자는 "특정 지역의 주차난은 우리도 수년째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이라며 "주차 공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호소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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