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따로 세제 따로…"기업현장에 맞게 조세제도 개선해야"
대한상의, '기업현장과 괴리된 10대 조세제도' 조사결과 발표
기술 발전 반영 속도 느려…지능형반도체·수소 신성장 기술 지원 불가
개선점 1위 '소통 강화'(99%)…'외국보다 불리한 제도 정비(95%) 뒤이어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국내 조세제도가 기업현장과 괴리돼 반도체, 수소 등 신산업 분야의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신성장 기술의 세제지원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336개 기업(대기업 110개사·중소기업 226개사)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현장과 괴리된 10대 조세제도'를 15일 밝혔다.
기업들은 우선 조세제도가 기술발전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답했다. 응답기업의 81.3%가 신성장 기술이 시행령에 즉시 반영되지 않아 세제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가령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나 그린수소와 같은 수소신기술은 아직 신성장 기술에 반영되지 않았다. 차세대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신성장 기술로 세액공제 대상이나, 차세대메모리반도체 중에서도 최신 기술인 지능형반도체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신기술이 오히려 세제지원을 받지 못하는 역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는 공제대상이 되는 신기술을 우리나라보다 폭넓게 인정하고, R&D활동에 대한 세제지원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실례로 중국의 경우 '고도신기술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우대지원 대상을 2015년 안 되는 것 외에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변경했다. 담배업,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기술이 모두 고도신기술로 인정된다.
또 일부의 편법을 막기 위한 칸막이식 조세지원이 제도활용을 가로막는 Roadblock(장애물)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신성장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신성장 R&D 전담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동일 인력이 신성장 R&D와 일반 R&D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기업이 70.5%에 달했다.
반면 미국·캐나다 등의 경우 신성장 R&D '전담인력'과 같은 요건을 두지 않고 실제 R&D 활동 여부를 검증해 해당 인력이 투입된 시간에 따라 연구개발비용을 산정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작년 일반 R&D 조세지원을 신청한 기업은 약 3만4000개사로 신청비율이 99.4%에 달한 반면 신성장 R&D 조세지원은 197개사, 0.6%로 매우 저조했다"며 "신성장 투자를 늘리자는 제도취지에 맞게 하루빨리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세법상 규제로 불편을 호소한 기업들도 있었다.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7년간 중분류 내에서 동일업종을 유지해야 하고, 가업용 자산의 80%를 유지해야 하는데, 응답기업의 64.3%는 이러한 요건들이 산업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업상속 후 업종변경을 제한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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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기업들은 기업현장과 괴리되는 조세제도의 개선을 위한 과제로 ‘세법 관련 현장의견 수렴 및 소통 강화’(98.5%)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세제도 연구 및 정비’(95.2%), ‘제도는 유연하게 설계하되 탈세 등 처벌 강화’(93.8%), ‘세제지원 대상을 Positive 방식에서 Negative 방식으로 변경’(78.6%)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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