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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의 습격' 뉴욕 1달러 피자 시대의 종말 [특파원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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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및 인건비 상승에 길거리 음식 피자 값도 상승
인플레 급등에 미국의 경제 부정적 평가 치솟아
바이든 지지율도 추락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한국의 떡볶이와 비교할 수 있는 뉴욕의 먹거리는 피자다.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후손들이 화덕에서 구워내는 피자는 뉴욕을 피자의 도시로 만들었다. 얼마 전 5000억원 규모의 당청금이 나온 복권 판매 장소로 화제가 됐던 곳도 피자 가게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서 종이 그릇에 담은 피잔 한 조각을 들고 다니며 맨해튼 거리를 누비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맨해튼의 피자가 친숙한 이유는 싸기 때문이다. 햄버거 체인에서 식사를 하려 해도 10달러 지폐를 내야 하지만 조각 피자는 1달러에도 먹을 수 있다.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뉴욕에서 가성비를 따져볼 때 이보다 더 저렴한 식사는 없다. 기자 역시 지난주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 인근 한 피자 가게에서 1달러 피자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뉴욕시 맨해튼의 한 1달러 피자 가게의 메뉴판. 맨해튼에서 1달러 피자를 먹기 어려워질 전망이다.[사진=백종민 특파원]

뉴욕시 맨해튼의 한 1달러 피자 가게의 메뉴판. 맨해튼에서 1달러 피자를 먹기 어려워질 전망이다.[사진=백종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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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1달러 피자 시대는 종말을 앞두고 있다. 이제 1달러 지폐 두 장이 있어야 피자를 먹을 수 있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1달러 피자 업체인 2브로스 피자는 최근 조각 피자 값을 1.5달러로 인상했다. 식당에는 여전히 1달러라는 광고판이 붙어있지만 재료는 물론 인건비가 올라 도저히 1달러에 피자를 판매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식당 관계자는 "밀가루, 치즈, 토마토 장갑, 종이상자 등 모든 재료 값과 인건비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1달러 피자 값만 오르는 건 아니다. 스태튼 아일랜드 소재 유명 피자 식당인 모나리자 피자는 최근 조각 피자 값을 2.25달러에서 2.75달러로 22% 올렸다. 가격을 올려도 원자재값 상승을 따라갈 수 없다고 식당 주인은 하소연했다. 그에 따르면 마늘 값은 1년전에 비해 400%나 올랐다. 밀가루는 50%, 토마토는 76%가 상승했다. 피자를 굽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 값도 20%나 치솟았다. 치즈 값이 10% 오른 데 그친 게 위안 거리였다.


고객들은 불만이다. 2브로스피자의 한 고객은 "물가 상승이 때로는 무섭다. 결국 모든 식당의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식당 역시 고민이다. 피자 값을 올렸다 손님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자 가게 주인이 페이스북에 가격 인상을 알리며 재료 값 상승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피자 가게 주인이 페이스북에 가격 인상을 알리며 재료 값 상승 등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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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피자를 운영하는 레니 지오나도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없던 현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나는 30년 전에 이곳으로 이민와 열심히 일해서 세 아이를 대학에 보냈지만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은 없다. 시대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됐고 임금도 상승하고 있지만 이처럼 1년 사이 6.2%나 치솟은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를 병들게 하고 있다. 임금 상승이 인플레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 임금이 오히려 줄어든 때문이다.


불만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된 워싱턴포스트-ABC 방송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경제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절반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 상승의 이유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율은 39%로 전체 직무 지지율 41%보다도 낮았다.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낙제점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반기를 들고 민주당을 선택한 유권자들은 이제 물가 상승에 지쳐 다시 공화당을 쳐다 보고 있다. 51% 유권자는 이날 중간선거를 한다면 공화당을 택할 것이라 답했다. 민주당을 선택한 이는 41%에 그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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