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는 가장 빠른데…연금으론 노후 생활비 절반도 벅차"
한경연, 한일 고령층 연금수령실태 조사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노후대책이 부족해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연금수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개인가구 기준 한국의 연금 수령액은 월 82만8000원으로 일본(164만4000원)의 5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한국의 고령층이 생각하는 적정 생활비 수준은 월 172만5000원으로 조사돼 실제 연금 소득은 적정 생활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0%로 파악됐다.
韓고령화 속도 일본의 2배
공·사적연금 월 수급액은 일본의 절반 수준
최근 10년 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연평균 4.2% 증가해 고령화 속도가 일본(2.1%)보다 두 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8위에 불과했던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15.7%)은 2024년 19.2%로 OECD 평균(18.8%)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2045년에는 37.0%로 일본(36.8%)을 넘어 OECD에서 가장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고령층 가운데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비율은 83.9%, 사적연금 수령 비율은 21.8%로 조사됐다. 이는 공적연금 수령비율이 95.1%, 사적연금 수령비율이 34.8%인 일본에 비해 각각 10%포인트(p) 이상 낮은 수치다.
한국의 공적연금 월 평균 수급액은 개인가구 66만9000원, 부부가구 118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은 공적연금 월 평균 수급액이 개인 135만3000원, 부부 226만8000원으로 한국에 비해 약 두 배 많았다. 한경연은 "한국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일본 후생연금 요율은 소득의 18.3%로 한국(9.0%)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높다"면서 "더 내고 더 받는 공적연금 체계가 구축돼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사적연금 월 평균 수급액도 개인가구 15만9000원, 부부가구 19만7000원으로 개인이 29만1000원, 부부가 45만8000원을 수령하는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사적연금 수령액이 일본에 비해 부족한 이유가 사적연금에 대한 유인이 부족해 가입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은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지원률이 19.7%로 일본(31.0%)은 물론 OECD 평균인 26.9% 보다도 낮다.
韓, 적정 생활비 대비 연금소득 적어
자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높아
양국 '노인 일자리 창출' 최우선 과제로 꼽아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은 개인 기준 월 172만5000원, 부부 기준 월 255만5000원을 적정 생활비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연금 수급액이 적정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연금 생활비 대체율은 개인가구가 48.0%, 부부가구가 5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층의 적정 생활비 수준은 개인 243만5000원, 부부 325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일본 고령층의 연금 생활비 대체율은 개인가구가 67.5%, 부부가구가 83.7%였다.
한국의 고령층은 연금 외 주요 생활자금 조달방식으로 은행예금(33.6%), 근로소득(30.6%), 자녀 등 타인의 경제적 지원(17.4%), 주식 및 채권(10.5%) 등을 꼽았다. 반면 일본의 고령층은 연금 외에 은행예금(39.0%), 근로소득(30.3%), 주식 및 채권(17.2%) 을 통해 생활자금을 조달한다고 응답했다. 자녀 등 타인의 경제적 지원이라고 답한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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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고령층은 국민의 노후 생계안정을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나란히 노인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비율은 한국이 48.1%, 일본 32.0%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공적·사적 연금의 노후 생활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소득개선이 시급하다"면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파견·기간제 규제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와 직무·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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