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못 끝낸 COP26…결국 NDC 마감시한 1년 연장으로 가닥
10일 공개한 성명서 초안 내년 말까지 목표 강화키로
2050년 선진국·빨라야 2060년 개도국 입장차 뚜렷
선진국 年 1000억달러 지원 구체적 방안도 마련 안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한다’는 과제를 결국 완수하지 못한 채 12일(현지시간) 폐막할 것으로 보인다. COP26 참가국들이 기후변화 억제라는 대의보다 자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우선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영국 국제기후변화 대응 기구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4도 오른다고 지적했다. COP26 의장국인 영국이 지난 10일 공개한 COP26 성명서 초안에는 세계 각 국이 NDC를 다시 점검해 내년 말까지 NDC 목표를 더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COP26에서 과제를 완수하지 못 했으니 마감시한을 1년 더 연장하자는 뜻이다.
애초 예고된 결말이었다. COP26 개막 직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부터 어그러졌다. 애초 G20 정상회의 성명서 초안에는 탄소중립 달성 시기가 2050년으로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최종 성명서에는 ‘이번 세기 중반’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COP26 의장국인 영국은 G20 정상회의 합의를 바탕으로 COP26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20 정상회의 합의 내용의 새발의 피 수준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G20 정상회의와 COP26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뚜렷한 입장차가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제시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2060년을 목표로 잡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예 G20 정상회의와 COP26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인도는 COP26이 개막한 뒤에야 2070년 탄소중립 목표를 공개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은 COP26에서 돈 문제로 계속 다퉜다. 개도국은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COP15에서 선진국들이 약속한 개도국 지원 기금 연 1000억달러를 문제삼았다. 일부 개도국은 그동안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만큼 지원 기금을 더 늘리라고 압박했다. 일부 선진국이 지원 기금 규모 확대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언제, 어떻게 개도국 기후기금이 마련될 지 구체적인 합의는 마련되지 않았다.
COP26에서 합의된 내용도 반쪽짜리에 그쳤다. 2030년까지 메탄 가스 배출량을 2020년 배출량보다 최소 30% 줄인다고 명시한 글로벌 메탄 협약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차가 재확인됐다. 미국과 EU가 주도해 마련한 글로벌 메탄 협약에 중국, 인도, 러시아는 서명하지 않았다. 호주도 빠졌다.
한국 등 주요 석탄 소비국 40여개국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선진국은 2030년대, 개도국은 2040년대까지 최종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세계 3대 석탄 사용국인 중국, 인도, 미국은 빠졌다.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한다는 협약에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미국, 중국, 독일이 모두 빠졌고 세계 1, 2위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과 도요타도 서명을 거부했다.
그나마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은 10일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깜짝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은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으며 특히 중국은 내년까지 포괄적이고 야심찬 계획을 마련키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미ㆍ중 화상 정상화의에서 구체적으로 진전된 합의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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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파리기후협약을 주도한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전(前)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과 로랑스 투비아나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5도 억제를 위해서는 내년 NDC 데드라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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