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사연 많은 송현동에 짓는 이유
이달중 예비타당성조사
2027년 완공·개관 예정
장소성·연계성 등 6개 항목
용산보다 '우수' 평가
국내외 방문객 유입 효과 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기구한 땅’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곳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2만3000여점의 미술품·문화재를 전시·보관할 기증관을 짓는다고 9일 전했다. 이달 중 예비타당성을 조사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제설계 공모절차를 추진해 2027년 완공·개관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용산과 송현동 두 곳을 기증관 건립 후보지로 놓고 연구용역과 위원회 심의 등을 진행해왔다.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가 진행한 ‘기증품 특별관 건립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보면 송현동은 장소성·연계성·접근성·부지 활용성·경관 및 조망성·기타 등 여섯 평가 항목 모두 용산보다 우수했다. 특히 가중치가 가장 높은 장소성·연계성·접근성에선 점수가 세 배 높기도 했다. 최종 평가에서 송현동은 중요도 72.93%를 얻어 용산(27.07%)에 2.7배 앞섰다.
송현동 주변은 조선시대 이후부터 정치·경제·문화·예술의 중심이었다. 도보 10분 거리에 국립현대미술관과 경복궁이 있고 한국 고미술시장의 중심지인 인사동 등 문화·관광 인프라도 많다. 종로구 내 다양한 문화시설에 대한 도보·교통 접근성도 우수하다. 반면 용산은 부지 인근이 아파트와 철길로 둘러싸여 있고 진입로를 추가 매입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 등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조직과 협력하기 쉽고 접근성도 좋다"면서 "북촌 한옥마을이나 인사동 등지로 국내외 방문객이 유입되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부지선정 배경을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3만7141.6㎡로 이 중 9787㎡가 기증관 건립부지로 활용된다. 기증관은 건축 연면적 3만㎡ 규모로 건립된다. 독립적으로 기증품을 소장·전시하면서 동서양·시대·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증관 인근 부지는 도심공원으로 꾸며진다.
‘이건희 기증관’은 가칭으로 기증관의 정확한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문체부는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많은 의견을 수렴해 더욱 확장성을 가진 이름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이 회장의 이름이 빠지고 기증품 전용 미술관으로 탄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증관 건립 후보지 심의를 총괄해온 김영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위원장은 "우선은 이 회장 기증품만 전시하겠지만 추후 누가 기증하고 싶다고 하면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기증관의 이름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기증관 건립부지를 다른 국유재산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건네받게 된다. 현재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송현동 땅 소유권 이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황희 문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11시30분께 송현동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기증관 건립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기증관 부지와 인근 공원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 시 협의하기로 했다. 향후 별도의 준비단을 꾸려 기증관 건립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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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께 송현동 땅 관련 소유권이 모두 정리되면 말 많고 탈 많았던 이 지역은 본격적으로 기증관과 공원 조성을 위한 터로 다져진다. 송현동 땅은 해방 이후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다가 1997년 삼성생명에 매각됐다. 삼성생명은 미술관을 지으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2008년 대한항공에 매각했다. 대한항공이 추진한 한옥호텔 건립은 규제에 막혀 무산됐다. 대한항공은 경영위기로 2019년 송현동 부지 매각을 발표했다. 이후 소유권이 LH로 넘어갔다가 다시 서울시로 이전되면서 땅의 최종 사용처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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