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호주 '석탄' 갈등,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으로 이어져
원재료 필수품목 수입품의 31.3%, 특정 국가 의존도 80% 넘는 것으로 나타나
건설·화물 노동자들 "요소수 가격 급등으로 생계에 직격탄 맞아"
필수품목의 공급망 다변화·국산화로 필요하다는 지적나와
문 대통령 "생활 밀접 품목도 수입선 다변화·기술 자립·국내 생산 등 다양한 대책 강구해야"

8일 서울 양천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일 서울 양천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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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수일째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면서 산업계가 혼란을 빚고 있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와 같은 필수품목의 수입품 1만2586개 중 31.3%가 특정 국가 의존도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2의 요소수' 사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원재료 필수품목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거나 국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1월 초부터 화물트럭 등 경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디젤 엔진 자동차에 필수적인 요소수가 공급난이 지속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벌어졌다. 요소수는 2014년부터 유럽연합(EU)이 질소산화물(NOx)를 줄이기 위해 '유로6'라는 규제 기준을 정하면서 필수품이 됐다. 유로6 기준이 생긴 이후 요소수 시스템이 적용된 디젤 차량의 경우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고, 또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에는 관련 차량 시스템이 고장이 날 수 있다.

요소는 석탄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를 원료를 만들어지고, 요소수는 요소에 물을 섞은 액체다. 요소수 제품 자체는 국내 화학 기업에서도 생산하지만, 문제는 요소수의 필수 원료인 '요소'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발생했다. 한국은 요소 수입을 거의 전량(97%)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국이 호주와 석탄 수입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자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해졌다. 이로 인해 전력난이 발생하면서 요소 생산량 또한 감소했다.


중국 당국은 내수 수요를 위해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국내 요소 수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요소 수입이 끊겼고, 국내 요소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게 됐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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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조선·건설·철강 등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요소수가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급등하자 관련 업계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8일 성명을 내고 "요소수 가격 급등이 화물노동자 소득과 생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화물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요소수 대란으로 인해 생계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호소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만원도 안하던 요소수가 10만원 넘게 치솟았다"라며 요소수 공급 해결 등을 요구했다.


민노총도 같은 날 논평에서 요소수 사태에 대해 "미·중 갈등이 지속하는 조건에서 언제든지 제2, 제3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요 산업영역에서 소재·부품·장비와 원재료의 자급률을 높이고 수출과 무역 중심 경제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을수록 세계 무역 질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자급률을 높여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자 산업계가 사용하는 필수품목의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나 국산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국제 품목분류 코드(HS코드 6자리) 기준 수입품 1만2586개 중 31.3%에 해당하는 3,941개 품목이 특정 국가 의존도 8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국의 품목 수는 1,850개로 약 47%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503개), 일본(438개) 순이다.


심지어 필수 원료인 마그네슘잉곳은 중국 수입이 100%에 달하는데, 이 원료도 중국 정부가 전력난으로 생산을 통제하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 알루미늄 합금 생산에 쓰이는 마그네슘잉곳은 자동차 차제, 차량용 시트 프레임, 램프 등에 사용되는 필수적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어 제2의 요소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은 공급망 다변화나 국산화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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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도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자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해외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급한 곳은 공공부문 여유분을 우선 활용하고, 긴급 수급 조정 조치 등으로 수급 안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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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특히 "특정국가의 수입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면밀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주길 바란다"라며 "지금까지 첨단 기술 영역 중심의 전략 물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으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품목까지 관리 범위를 넓혀 수입선 다변화와 기술 자립, 국내 생산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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