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에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전 세계 200여개국의 대표단이 모인 가운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다. 오는 12일까지 지속되는 이번 회의는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렸던 COP21 이후 가장 중요한 기후 관련 국제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6년 전 파리에 모인 195개 당사국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이른바 ‘파리기후협약’이라 부르는 당시 협정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이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파리기후협약에 탈퇴했으나 올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복귀했다. 전 세계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국제적인 리더십을 되찾은 미국이 다시 한번 기념비적인 합의를 이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COP26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에 모인 주요20개국(G20) 정상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노력한다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파리기후협약보다는 진일보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왔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금세기 중반’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석탄 발전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으나 석탄발전 폐기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COP26에서도 실망감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밝히지 않아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던 인도가 뒤늦게 탄소중립계획을 밝히긴 했으나 목표 시점은 2070년으로 늦췄다. 주요 선진국보다는 20년, 중국·러시아보다도 10년이나 늦은 시간표다.
이뿐만 아니라 인도는 지금까지 지구 온난화의 책임을 선진국에 돌리며 개도국의 탄소중립을 위해 선진국들이 1조달러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탄소중립을 위해 선진국의 막대한 비용 분담을 요구하며 COP26에서 또 하나의 난관을 만들었다.
결국 기후 변화 대응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이번 COP26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열리고 있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 수요가 급등하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국민들의 불만이 들끓자 기후변화 목소리를 높여온 바이든 대통령조차 산유국들에 원유 증산을 요구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해 너나 할 것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명제를 반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 우리가 감내해야 할 고통이 무엇이고 제대로 준비는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수백 년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화석연료는 우리가 모르는 삶 곳곳까지 스며들어 있다. 대신 재생에너지는 여전히 갈길이 멀고 비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COP26에서 2030년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까지 감축하고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완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목표를 실현하자면 전기료는 치솟을 것이며 산업계는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경제성장률 둔화도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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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천연가스 대란을 호되게 겪은 유럽 각국은 다시 원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 변화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국가경쟁력을 해치지 않을 수 있는 묘안을 짜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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