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방송 채널, OTT·제작사와 유연한 협업으로 윈윈"
SK브로드밴드 자회사 채널S
4월8일 개국 7개월차
콘텐츠 경쟁력 강화 목표
외부 인력 대거 영입
제작사와 IP 쉐어 파격 조건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극장과 TV를 통해서만 콘텐츠를 접하던 때가 있었다. 지상파 방송사는 주말 프라임 타임에 무얼 방송하든 시청률 40%를 훌쩍 넘겼고, 1000만 영화가 연이어 탄생하며 극장이 호황을 누렸다. 지상파 채널을 통해 드라마·예능 등을 시청하고 극장을 가야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시절, 장소는 굉장히 중요했다. 이제 '어디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어떤' 콘텐츠인가에 더 주목하는 시대가 됐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한 시장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디지털 시장 속 변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팬데믹을 기점으로 속도가 빨라졌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마주한 채널S 미디어에스 김혁 대표와 김현성 운영총괄은 "방송 채널과 뜻이 맞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IPTV VOD 등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8일 개국한 채널S는 SK브로드밴드(대표 최진환)의 복수채널 사용 사업자(MPP) 100% 자회사 미디어에스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유료 채널이다.
김현성 운영총괄은 "10월 기준 전체 채널 36위까지 올랐고 시청률도 60% 정도 상승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의미 있는 채널에 진입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10위 안에 드는 경쟁력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채널S는 '개미는 오늘도 뚠뚠' 시리즈, '체인지 데이즈'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통해 카카오TV의 콘텐츠를 방영한 데 이어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였다. 신동엽이 이끄는 '신과 함께', 강호동 이특 등이 출연하는 '위대한 집쿡 연구소', '연애도사', '힐링산장 시즌2' 등 예능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았다.
채널S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작팀을 꾸리며 본격적인 항해에 나섰다. '더 지니어스 시즌1', '수요미식회' 연출을 맡았던 문희현 제작팀장과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대화가 필요한 개냥'의 김수현 PD, '기적의 오디션'의 이준규 PD를 영입해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김혁 대표는 "많은 사람이 OTT 시대 속 뉴미디어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변화하는데 왜 채널사업을 하냐고 묻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어디에서 본 것 같은 채널은 만들지 말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카카오TV에서 만들어진 좋은 콘텐츠는 기존 채널, 큰 TV 화면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기에 새롭게 다가가지 않을까. 제작 콘텐츠는 가족 타깃으로 꾸렸다. SM C&C와 공동 제작한 '위대한 집쿡연구소'도 그런 목적이었다. KBS, SBS 등 여러 회사와 공동 기획·제작하는 방송도 늘어나고 있다."
김현성 총괄은 "MZ세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기획력이 받침 되어야 외부 협력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제작팀을 별도로 꾸리게 됐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기존 콘텐츠와 차별되는 독보적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모전도 열었다고. 김 총괄은 "2주 정도 다양한 외부 인력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기획안을 받았고 일부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채널이 늘어나고 제작사가 단순 공급하는 구조에서 제작사와 IP(지식재산권)를 쉐어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작사와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제작사와 IP를 공동 소유하겠다는 제안에 업계는 주목했다. 기존에 방송사가 IP를 가지고 다른 영역에서만 쉐어하던 관행을 깬 것이다. 이에 관해 김 총괄은 "여러 제작사 측에서 요구한 부분인데 채널 입장에서 수용 방안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확장성 측면을 고려할 때 채널이 IP를 소유해온 관행이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진행하며 더 많은 창작집단과 협력을 강화하려면 이 부분에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겠다고 느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제작비 100%를 채널이 부담하지만, IP를 공동 소유하고 이후 해외 포맷 판매에 관해서는 제작사와 결정을 같이 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채널 운영에 대한 부분이 있기에 광고 수익은 가져가지만, 유통 수익, 해외 판매 등은 20% 정도 쉐어하기로 제안한 상태다. 그 부분에 제작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공모전에 많이 참여해주셨는데 그중 세 편을 제작할 예정이다."
김혁 대표는 함께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 자부했다. "우리나라는 콘텐츠 강국이고 좋은 아이디어와 역량을 가지고 계신 창작자도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작하는 OTT 콘텐츠가 늘어나고 완성도도 높아졌다. 그러나 해외에서 성공할 때 창작자가 가져갈 수 없다는 점에 한계가 노출됐다. 작품 성공 후 시즌2 제작에 관한 부분이나 추가적인 커머스나 IP기반 사업에 관한 부분 등 플랫폼에 넘긴 점을 아쉬워하는 분도 많이 만났다. 동등한 지위에서 투자를 독려하고 발생하는 수익 활용 등 공유하는 방안으로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근 선보인 콘텐츠의 제작비를 살펴보면 모두 '억'소리가 난다. 김 대표는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규모가 커지면 협업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이어 "IPTV VOD, OTT 등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협업은 이뤄져야 한다. SK텔레콤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이기도 한데, 서로 뜻에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단계다. 내년 상반기에는 긍정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계열사인 국내 OTT 웨이브와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 대표는 "MZ 세대는 주로 OTT 형태로 콘텐츠를 접한다. 그 점을 고려해 (방영 콘텐츠를) 웨이브 실시간 채널에 묶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카카오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데, 그 쪽에서 카카오TV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서 관련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협의가 끝나면 가급적 빠른 시간 내 웨이브에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채널S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S는 주로 예능 프로그램을 송출해왔다. 드라마 제작 계획을 묻자 김 대표는 "아직 드라마 제작 역량은 부족한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웨이브에서 드라마 중심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격주로 회의에 참여해서 공동 기획, 투자를 통해 확보해가고 있다. 추후 독립해도 될 만한 콘텐츠가 확보되면 분리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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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디어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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