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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진짜 백신 맞았다니까요" 핼러윈 앞에 위드 코로나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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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앞두고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다닥다닥 붙어 길거리 흡연 일부는 아예 마스크 안 쓰고 거리 활보
'할로윈데이' 앞두고 방역수칙 위반 이태원 클럽 등 272명 적발

31일 핼러윈 데이 당일 저녁 인산인해를 이룬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거리의 모습. '안전한 이태원을 위하여 마스크 착용' 해달라는 현수막 아래 20~30대 청년들이 몰려있다. 윤슬기 기자 seul97@

31일 핼러윈 데이 당일 저녁 인산인해를 이룬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거리의 모습. '안전한 이태원을 위하여 마스크 착용' 해달라는 현수막 아래 20~30대 청년들이 몰려있다. 윤슬기 기자 seul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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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안전한 이태원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해주세요!", "2차 맞았어요!", "백신 맞았다니까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코로나19를 잊은 듯한 젊은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이날 이태원에서 만난 청년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니 괜찮다"라고 입을 모았다.

저녁 8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수많은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태원에 있는 대부분의 술집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거리는 앞뒤 사람과 몸을 비비며 움직여야 할 정도로 비좁게 느껴졌다. 일부 시민들은 이날 함께 온 지인들과 떨어졌는지 핸드폰으로 연신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있었다.


차량들의 경적음과 안전 지도를 하는 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도로를 가득 메웠지만, 시민들은 아랑곳 않고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핼러윈을 즐겼다. 시민들이 착용한 마스크만 빼면,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이태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이 이렇게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에도 이태원에 모인 것은 31일 기준 18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87.6% 수준의 백신 접종 달성하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결과로 보인다.

서초구 반포동에서 왔다고 밝힌 20대 여성 A씨는 "2차 백신을 맞아서 그런지 코로나 감염 두려움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도 큐알(QR)코드를 찍은 뒤 입장할 수 있고, 또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다.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뉴스 보니까 코로나 감염이 돼도 독감 걸린 수준인 거 같다"고 말했다.


개방형 술집에서 핼러윈 데이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윤슬기 기자 seul97@

개방형 술집에서 핼러윈 데이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윤슬기 기자 seul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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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태원 골목에서 만난 30대 여성 B씨의 생각도 비슷했다. B씨는 자신이 2차 백신 접종자임을 강조하면서 "지금 젊은 사람들 접종 완료자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라며 "이렇게 (핼러윈 데이 같은 날) 즐기려고 백신 맞은 거 아니냐. 어차피 내일부터 위드 코로나인데 괜찮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핼러윈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이태원 거리 곳곳에서는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는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지켰지만,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


또 인파가 몰리면서 사람들이 거리에 밀집되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태원 골목의 한 술집 앞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자신이 핼러윈 데이를 즐기러 온 사람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요즘 젊은 애들은 어떻게 노는지 보려고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은 맞은 것과는 별개로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는데 길거리에 마스크 안 쓰고 담배 피는 사람들이 거리에 널려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윤슬기 기자 seul97@

이태원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윤슬기 기자 seul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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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태원 거리는 술집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는 사람들과,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감염이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편 핼러윈 데이를 맞아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방역당국 방침에도 전국 곳곳에서는 방역 수칙 위반으로 단속된 업소가 속출했다.


31일 경찰은 지난 29일 서울에서만 7건, 272명이 방역 수칙 위반으로 단속됐다고 밝혔다. 이태원에서는 일반음식점이지만 사실상 클럽 형태로 운영하는 업소가 오후 10시를 넘겨 영업하다 단속됐고, 강남에서도 무허가 클럽이 집합제한 지침을 어겼다가 적발됐다.


인천에서도 29~30일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등 20곳에서 141명이 방역 수칙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 가운데 유흥주점 5곳과 홀덤펍 1곳은 코로나19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영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서면의 한 감성주점에서는 30일 오전 6시 57분께 업소 허용 인원인 122명의 2배 가까운 손님 237명을 입장시킨 채 핼러윈 행사를 진행하다가 적발됐다. 이날 해운대 유흥주점 2곳의 업주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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