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보급확산에 분쟁도 급증
전남 22개 시군 중 17곳서 갈등
지속가능한 태양광 위해선 주민수용성 높여야
[기자수첩]갈등만 재확인한 태양광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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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태양광·풍력 발전소가 급격히 확산되는 지역에서 갈등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7개, 53개 읍·면에서 태양광·풍력, 변전소·송전탑 설치를 두고 주민과 사업자 간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재생에너지만큼 분쟁도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이 태양광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삶의 터전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전남 영광군의 염전마을은 염전을 태양광에 뺏긴 탓에 임차 염전민들이 속속 마을을 떠나고 있고, 바다를 막아 만들어진 간척지의 소금기를 피땀 흘려 빼고 농사를 짓던 시종면 임차농들은 외지로 내몰리고 있다. 인류의 위기를 막기 위한 신재생에너지가 오히려 생존을 위협하는 꼴이다. 이들에겐 태양광이 ‘미래의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수단’이라는 것보다 ‘당장 내 삶·일자리를 위협하는 현실’이 더 중요하다.

희생에 대한 대가가 일부에게만 돌아간다는 점도 내 마을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반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다. 태양광부지 확대는 땅값 상승을 부추기는데, 내 땅 한 평 없는 주민들에겐 남의 일이다. 삶의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한 보상은커녕 ‘소금 농사’를 위해 염전 바로 옆에 집을 짓고 살던 주민들은 급등한 땅값에 상응하는 임차료를 내야 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만든 전기를 외지로 보낼 고압 송전선로가 내 마을을 지나가도 대부분의 보상금은 땅 주인 차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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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을 두고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남 곳곳에서 만난 누구도 태양광 자체를 반대하진 않았다. 뜨거워진 지구를 식힐 탄소중립을 위한 태양광 확대의 필요성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6.6%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 30%, 2050년 60~70%까지 끌어 올리려면 속도전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설치’만 강조할 뿐, 후폭풍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태양광 확대’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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