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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성토장' 된 EU 정상회의…"레드라인 넘어" VS "협박 굴복 안해"

최종수정 2021.10.22 09:33 기사입력 2021.10.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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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헌법재판소 "자국서 헌법이 EU 조약보다 우선"
EU "유럽 통합의 근간을 위협" 비판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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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1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는 EU 정상회의에서 EU법에 대한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최근 결정을 놓고 폴란드에 잇딴 비판적 발언을 내놨다. 이에 폴란드 총리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면서도 해법을 찾기 위해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EU 정상회의에서는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지난 7일 자국에서는 EU의 조약·결정보다 폴란드 헌법이 더 앞선다고 결정한 것을 놓고 논쟁이 빚어졌다. 유럽 국가들은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EU의 근간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 국가들 "폴란드, 레드라인 넘었다…지원금 감축도 고려해야"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 결정과 폴란드 헌법 중 어느 것이 상위법인지 판단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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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정상회의에 앞서 각국 정상에 보낸 서한에서 "며칠 전 우리 EU의 법적 근간이 도전받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는 처음이 아니지만 마지막이 되진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드러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규탄했다.


특히 일부 유럽 국가들은 폴란드에 지급되는 EU의 지원금을 감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EU가 민주적 원칙을 위반하는 일부 동유럽 국가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문제를 두고 "우리는 강경하게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그 혜택을 누리기를 원한다면 규칙에 따라야 한다"면서 "레드라인이 침해됐고 우리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도 "우리는 매우 우려한다"면서 "EU법을 우선하는 것은 유럽 전역의 시민 모두를 보호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총리 "협박에 굴복 안해…해법 모색위해 대화할 것"

이같은 유럽 국가들의 압박에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우리는 협박의 압박에 못 이겨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EU 기구들의 권한이 계속 확대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당연히 대화를 통해 현재의 분쟁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폴란드 편에 섰다. 그는 "폴란드는 유럽 최고의 국가"라면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없다.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헝가리도 지난 몇 년간 EU로부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U, 근본적 리스크 직면…독일·프랑스는 "대화 통한 해법 모색해야" 강조

EU 집행위는 그동안 사법부 독립, 성소수자 인권 문제 등을 놓고 폴란드 정부와 충돌해왔으며 이번 폴란드 헌재의 결정 이후 양측의 갈등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특히 EU 집행위는 법적 대응을 비롯해 경제회복기금 지원 보류, 특정 투표권 제한 등 재정적, 정치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대다수 EU 회원국들이 EU 공동의 규정과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 세계 무대에서 EU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는 이미 코로나19로 타격을 본 회원국에 지원되는 기금 지급에 필요한 폴란드의 경제 회복 계획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EU와 폴란드 간 갈등이 더 격화되면서 EU 자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EU의 통합성이 흔들린 가운데 이번 폴란드 사태로 EU가 근본적인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04년 폴란드의 EU 가입 이후 폴란드에 지급된 EU의 보조금이 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보조금이 실제로 감축된다면 폴란드 경제에도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지난달 폴란드 현지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8%가 EU 잔류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폴란드의 EU 탈퇴를 뜻하는 "폴렉시트"의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국민 여론과 보조금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일부 국가들은 파국적 사태를 막기 위해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폴란드 내 EU 잔류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폴란드 국민을 자극할 이유는 없다는 의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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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폴란드를 계속해서 ECJ에 제소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면서 "우리는 다시 뭉칠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타협을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정상회의에 앞서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잠시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공동의 원칙·규정과 양립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EU 당국자에 따르면 집행위는 보조금 제한과 대화 제의 등 투-트랙 대책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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