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치고 망신주기 급급…국감 '구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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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한 국회 국정감사가 또 다시 ‘기업인 망신주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업인들을 줄소환되지만 정작 내실있는 질의는 오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별한 범죄행위가 없음에도 기업 총수를 세 차례나 국회로 불러들이는 등 ‘구태’도 여전하다.


15일 국회와 IT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이번 국감의 증인으로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를 무더기 소환했다. 특히 올해는 IT 기업인들에 대한 소환 통보가 많았다.

올해 국감장을 다녀간 기업인들의 면면을 보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IT업계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다.


문제는 국정감사 때마다 기업인들이 줄소환되지만 정작 내실있는 질의는 오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논란이 있었던 기업의 경영자를 증인으로 소환해 호통치거나 망신주기에 그치고 있다. 올해 국감의 주된 타깃은 김 의장이었다. 김 의장이 오는 2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의 증인 신청에 응하면 올해만 세 번째 국감 출석을 하게된다.

과방위 역시 앞선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때와 마찬가지로 중소콘텐츠업체 상생 문제, 플랫폼 기업들의 과도한 수수료 의혹 등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질문이나 답변이나 결국 동어반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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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상의 고위직 임원의 소환만 고집하는 것도 이번 국감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 총수의 경우 계열사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막무가내로 답변을 요구하는 식이다. 지난 7일 산자위 국감에서 김 의장이 계열사의 장난감·문구점 사업 진출 현황을 지적받았을 땐, 세부 내용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질의에 지역구 민원을 섞거나 상임위 현안과 관련없는 지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5일 정무위 국감에서 제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프렌즈의 제주 관련 상품을 언급하면서 "본사 차원에 파는 건 좋은데 법인소재지를 제주로 해서 법인소득세를 내라"고 요구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네이버에 비해 글로벌 진출이 미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증인 신청의 책임성을 높이고 무리한 증인 신청을 막는 이른바 ‘국정감사 증인 신청 실명제’가 2017년부터 도입됐지만 구태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의원들은 이 제도를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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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기업감사인지 국정감사인지 착각할 정도로 감사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의 규제나 비판은 필요하지만 정치권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망신주기식 증인 출석을 하다 보면 플랫폼 기업의 성장 동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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