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동규 '대장동팀', 특례사업 '낙생공원'도 손댔다
정민용, 공원개발 민간사업자 공모 관여… 건설사 빼고 PFV 앞세워 속도전 '대장동 판박이'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팀'이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에도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의 낙생지구에 포함된 낙생공원으로 20년 이상 방치된 공원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 정민용 변호사는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대장동에 이어 낙생공원 개발에서도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을 만드는데 참여했다.
12일 아시아경제 취재 결과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는 2017년 10월 성남시내 장기미집행 시설인 낙생공원을 개발하기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추진했다. 위례신도시와 대장지구 개발에서 적용한 수익 방식과 유사한 구조로 이들의 이름은 당시 공모 계획을 담은 공문 등에 남았다.
◆민간공원 특례사업 공모 지침서, 대장동 공모와 판박이= 당초 낙생공원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적용, 공원과 주거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총 34만4000㎡의 면적 중 공원시설(29만1880㎡)을 제외한 비공원시설(5만2120㎡)을 개발해 사업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민간사업자 공모에는 대장동 개발과 똑같은 사업 구조가 도입됐다. 본지가 확인한 낙생공원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서는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서와 사실상 같은 문건으로 보일 정도로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두 문건에는 '본 사업은 특수목적회사(SPC)인 프로젝트회사 설립을 통한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추진되며 SPC의 형태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로 한다'는 문구가 똑같이 들어있다.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방식으로 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하는 법인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건설사를 컨소시엄 구성 요건에서 배제한 점도 대장동과 똑같다. 앞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도 이들은 건설사를 빼고 금용사로만 구성된 PFV를 꾸렸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개발 이익이 민간으로 과도하게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건설사의 컨소시엄을 배제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는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와 자금관리사무수탁회사(FMC)를 통해 투자한 천화동인에게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쥐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낸 것도 대장동 방식과 유사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와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은 낙생공원 개발을 대외 공개한 지 하루만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냈다. 사업설명회 역시 불과 엿새 뒤로 잡았다. 낙생공원 개발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맡는 방향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면 화천대유, 천화동인과 같은 민관 합동개발 방식을 잘 아는 사업자가 개발 수익을 챙겼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곳곳에서 확인되는 '대장동팀'= 대장동 개발 핵심 인물들의 역할도 바뀌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에서 사업타당성 및 출자타당성 조사, 공모지침서 작성과 사업협약서 체결 등 실무 업무를 관리했던 정 변호사는 낙생공원 개발에서도 공모 단계 및 지침서 작성에 관여했고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에서와 같이 정 변호사가 속한 투자사업팀의 업무를 바로 보고 받았다.
대장동 개발의 또 다른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흔적도 남았다. 김 처장은 성남시의회 감사에 낙생 개발 책임자로 직접 나서 "대장동에서 했던 경험을 잘 살리겠다"고 언급했다.
이들이 직무상 사업 전반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앞서 이들이 위례신도시와 대장동에서 같은 방식을 썼던 점을 감안하면 공원 개발에서까지 유사한 수익배분 구조가 나왔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팀의 과거 행적이 추가로 확인되며 검찰의 수사 반경은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 과정 등 전후 과정을 모두 살피는 상황으로 이들간 전략적 거래가 어느 시점까지 이어졌을지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연휴 기간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를 연이어 소환조사하며 관련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개발에 민간 '손' 빌려= 당시 민간사업자 공모는 사업설명회를 2시간 남겨두고 취소됐다. 용도지역에 대한 도시기본계획 변경과 공고 절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게 원인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공모 과정을 살펴본 성남시의회 관계자는 '민간사업자 공모 후 제3자의 제안을 위한 별도의 공고를 내야한다'는 국토부의 새 지침이 결정적인 변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제안사업 접수 후 제3자까지 사업에 끌어들여 최초 제안자와 공개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높이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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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낙생공원 개발에는 대장동팀의 설계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애초에 민간사업자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도록 방치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2009년 헌법재판소 판결 후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제(공원일몰제)가 이미 예견됐던 만큼 성남시장 취임 후 공원조성기금을 미리 마련했어야했는데 이를 방관해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쓸어갈 뻔 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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