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SKT 기업분할…"반도체·플랫폼 투자할 것" 글로벌 M&A 광폭행보 예고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차민영 기자] "국내외 가리지 않고 딜을 검토하겠다."
SK텔레콤이 다음 달 1일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쪼개진다. 신설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를 중심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테크·플랫폼 영역에서 국경을 뛰어넘는 인수합병(M&A) 행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과거 반도체 위기론이 한창일 때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했던 ‘M&A 승부사’ 박정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기업 분할을 앞두고 이달 초 미국을 찾아 직접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아마존의 전략적 투자자 참여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음 달 SKT서 SK스퀘어 분리
SK텔레콤 SK텔레콤 close 증권정보 017670 KOSPI 현재가 102,700 전일대비 3,100 등락률 -2.93% 거래량 1,081,008 전일가 105,8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SKT-국방부, '국가대표 AI 모델' 국방 첫 도입…국방 AI 전환 나선다 총 상금 30억원 '전 국민 AI 경진대회' 개막 한 달 만에 7만명 몰렸다 SKT, 고려대 20개 건물 옥상에 1.8MW 태양광 인프라 구축 은 12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존속회사인 SK텔레콤과 신설회사인 SK스퀘어는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한다. SK텔레콤은 기존 유뮤선 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영역에, 신설회사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 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분할 비율은 SK텔레콤이 0.607, SK스퀘어가 0.392다.
박정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총에서 "반도체·플랫폼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성장 역량 발휘하겠다"며 "두 회사 모두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 하에 더욱 빠른 성장 스토리를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라며 "SK텔레콤이 성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음에도 통신이라는 한 프레임에서 평가 받으면서 온전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 통신사업과 ICT 투자로 나뉘어 포트폴리오 가치를 시장에서 당당히 인정받고 주주 여러분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분할은 통신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각 영역에 적합한 성장구조와 투자 기반을 갖춤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한편 시장에서도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지배구조상 사업 확장에 제약이 많은 자회사 SK하이닉스를 대신해 그룹 핵심 캐시카우로 성장한 반도체 투자를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신설회사는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 중인 박 CEO가 이끌게 된다. 기존 SK텔레콤 자회사 중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신사업 영역 대부분이 SK스퀘어 산하로 편제됐다. 박 CEO는 "반도체·ICT 투자 전문회사로서 ‘인베스팅 프로듀서(Investing Producer)’ 역할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존속회사인 SK텔레콤은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하에는 유무선통신 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이 편제됐다. 신임 CEO는 유영상 이동통신(MNO) 사업대표가 유력하다.
◇반도체 등 글로벌 M&A 예고
이번 분할을 기점으로 조만간 테크·플랫폼 영역에서 글로벌 M&A가 줄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 CEO는 국내외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설회사 출범 후 3년간 5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우선적으로 예고한 것은 반도체 투자다. 그룹 핵심 먹거리이자 신설회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연관 업체 또는 유사 업종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본격화한다.
특히 박 CEO는 이달 초 미국에서 10일가량 머무르며 직접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나는 자리도 가졌다. 이는 분할 후 대형 M&A를 위한 사전작업인 동시에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날 주총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CEO는 "(SK스퀘어 출범을 앞두고)해외 IR을 다니는 데 주주들 첫 마디가 ‘땡큐’ 여서 감사했다"며 "더 좋은 회사, 더 좋은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마존과의 협력 관계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어서 주주로 참여하는 것까지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SK스퀘어의 첫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웃음으로 답변을 아꼈다.
현재 SK스퀘어는 반도체 등 하이테크 영역 외에도 ▲미디어·커머스·모빌리티 등 ‘빅테크’(라이프 플랫폼) ▲디지털 헬스케어·블록체인 등 ‘딥테크’(글로벌ICT)에서도 투자 기회를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 기업 순자산가치를 현재의 3배 수준인 75조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목표다.
존속회사인 SK텔레콤 역시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의 초협력을 확대해 나간다. 하반기 새롭게 선보인 구독서비스 ‘T우주’의 제휴처도 글로벌 기업으로까지 넓힐 예정이다. 애플TV플러스와의 협력 방안도 이르면 연내 발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디지털인프라 부문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매출 22조 달성이 목표다.
한편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정관 개정을 통해 주식 액면 분할도 의결됐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된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최규남 SK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미래사업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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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전략 및 사업개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라며 "SK텔레콤의 지속성장 및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을 위한 조언과 통합적인 전략 제시를 통해 회사의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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