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탄소저감기술 R&D' 대기업 지원 확대 추진
9월 예타 신청시 기재부·과기부 협의 과정에서 '대기업 특혜' 논란에 난항
"기술장벽 높고, 개발 리스크 커…'탄소중립=생존'인데 대·중소기업 따질 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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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대기업의 탄소저감기술 연구개발(R&D) 지원규모를 중소기업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재정당국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특혜 논란을 우려한 탓이다. 하지만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대기업인 포스코만 해도 54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대기업 특혜'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달 6조7290억원 규모의 '산업부문 탄소중립 기술개발 예비타당성 조사'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청하면서 대기업 R&D 사업비 지원 비중을 현행 수준인 50%로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이 추진하는 R&D 사업이 정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과제로 선정되면 정부는 R&D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크게 혁신제품형·원천기술형 과제로 나눠 대기업 기준 전체 사업비의 33~50%, 중소기업 기준 67~75%를 정부가 부담한다.


당초 산업부는 대기업의 탄소중립 R&D 지원액 비중을 중소기업 수준인 최대 75%까지 끌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대기업 특혜 논란을 의식,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와 산업부, 과기부 등 관계부처가 대기업 지원 비중 확대와 관련해 지속 협의하고 있다"며 "산업부의 탄소중립 R&D 대기업 지원 비중은 실제 사업이 집행되는 시기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정부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내 탄소 배출량 1위 기업으로 전체 배출량의 12%를 차지하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의 요구가 높다. 산업부는 2023~2030년 철강업계에 총 1조597억원을 지원하는데, 이 중 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을 뽑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 및 실증 플랜트 구축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포스코 주도로 연구기관, 학계, 중소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제를 수행할 예정인데 사업을 이끄는 포스코는 대기업이란 이유로 총 사업비의 절반만 지원받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은 기술장벽이 높고 개발 리스크가 커 대규모 R&D 비용이 소요된다"며 "초기 기술 개발, 실증까지는 정부가 지원을 확대하고 사업성이 확인되면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철강협회는 포스코가 현재 가동중인 고로 9기를 모두 수소환원설비로 대체할 경우 매몰비용 27조원, 설치비용 27조원 등 총 54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기업은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비중이 68.9%에 달해 유럽연합(57.6%), 미국(29.4%), 인도(44.5%) 보다 부담도 큰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대기업 지원은 주요국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국 기업의 R&D 투자총액 중 정부에서 지원받은 금액 비율은 한국이 2%로 프랑스(41%), 중국(23%), 독일(19%), 일본(17%), 영국(12%), 미국(7%) 보다 적었다. 지난해 정부 R&D 지원 규모도 대기업은 1.6%까지 낮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24.3%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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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탄소중립 R&D 사업의 대기업 지원 비율 상향 여부와 관련해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D 예타 심사 권한은 과기부로 넘어갔지만, 예산 편성 권한은 기재부가 쥐고 있어 예타 신청시 대기업 지원 비율 조정 등은 통상 기재부와도 협의하는 사안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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