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오징어게임, 트위터 날갯짓이 띄웠다
방탄소년단 데뷔 전 트윗 시작…연습생부터 소통해 팬덤 굳건
콘진원 '뮤콘' 김연정 트위터 상무 "나라 격차없이 신드롬 일으켜"
'#오징어게임' 하루 트윗 16만개…입소문 진원으로 자리매김
트위터는 K-팝 팬덤의 중심이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관련 트윗 건수는 75억 건. 2016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숫자다. K-팝 트윗 건수는 2014년에 처음으로 1억 건을 넘었다. 매년 2~3억 건 수준으로 늘어나다 2017년 7월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이듬해 6월까지 41억 건을 기록했다. 이후 매년 10억 건 이상씩 늘고 있다.
2017~2018년 트윗 건수가 급증한 계기는 여럿 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처음으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엑소는 ‘Ko Ko Bop’을 발표하며 공식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무대를 장식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드높였다. 이 무렵 가요계에는 워너원 등 눈에 띄는 신인 그룹도 많이 등장했다. 하나같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상승세는 한풀 꺾이는 듯했다. 콘서트, 팬 미팅 등 오프라인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트윗 건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제는 100억 건도 기대할 만하다.
사라진 국가 간 경계
K-팝 그룹들은 언택트 상황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팬과 교류한다. 라이브 스트리닝, 온라인 팬 미팅 등이다. 중심에는 방탄소년단, NCT, 블랙핑크, 엑소, 트레저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트윗 및 유저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네시아. 그 뒤는 일본, 필리핀, 한국, 미국 순이다. 김연정 트위터 글로벌 K-팝 &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상무는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 기조 세션에서 “나라마다 격차는 거의 없다”라고 했다. “아시아는 물론 미주, 남미, 유럽, 중동까지 전 세계에서 K-팝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했다.
K-팝 1세대인 HOT, SES, 핑클, 젝스키스도 팬덤이 있었다. 1996년부터 활동하며 아이돌 그룹의 표준 틀을 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 JYP, YG엔터테인먼트 등 기획사들은 이를 토대로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업화했다. 그렇게 배출한 그룹이 K-팝 2세대로 분류되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투애니원, 원더걸스, 소녀시대다. 이들은 한국에서만 활동하지 않았다. 애초 아시아 시장을 목표로 두고 일본, 동남아 등에서 팬덤을 유도했다.
시장 확대에는 트위터가 큰 역할을 했다. 2011년 1월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방된 라이브 플랫폼은 폐쇄적 성격의 팬카페를 탈피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기에 제격이었다. 대화형 클러스터로 새로운 팬덤 형태를 유도했다. 최대 수혜자는 엑소, 방탄소년단, 갓세븐, 블랙핑크, 트와이스, 레드벨벳, NCT, 세븐틴, 몬스타엑스 등 K-팝 3세대. 국가 간 경계가 사라지자 아시아를 넘어 미국, 남미, 유럽 등에서 공연하며 산업 규모를 키워갔다.
방탄소년단 따라 하는 K-팝 4세대
방탄소년단은 트위터를 선도적으로 활용한 K-팝 3세대로 손꼽힌다. 이들은 2012년 12월 18일에 처음 트윗을 남겼다. 데뷔하기 6개월 전이다. 연습생 시절부터 팬들과 소통하며 진정성을 드러냈다. 그 덕에 글로벌 홍보·마케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확장성을 견고히 다질 수 있었다.
에이티즈, 더보이즈, 스트레이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트레저, 에스파, ITZY 등 K-팝 4세대는 이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평균적으로 데뷔하기 4개월 전에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한다. 트윗 양은 K-팝 2세대보다 약 여섯 배, K-팝 3세대보다 약 두 배 더 많다. 김 상무는 “팬들에게 K-팝 3세대가 우상이라면 K-팝 4세대는 친구와 같다”라며 “혹독한 연습생 시절부터 성공하는 과정을 함께 해 동반자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소통 방식의 차이로 K-팝 3세대와 4세대를 구분해도 될 정도”라며 “미디어의 변화와 수용에 따라 세대가 나뉜다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K-팝 넘어 K-영화·K-드라마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는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이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한국시간)에도 넷플릭스가 공식 서비스하는 80개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다. 1위를 놓친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2위)과 우크라이나(2위), 인도(3위) 세 곳에 불과하다. 폭발적인 관심의 바탕에는 트위터가 있다. 이날 ‘#오징어게임’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트윗은 약 15만8500개 게재됐다. 전 세계 모든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많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을 ‘로컬(local)’이라고 일컬은 봉 감독의 발언이 트위터를 통해 화제가 됐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4관왕 기념 기자회견에서 “처음 (아카데미시상식) 캠페인을 하면서 무슨 도발씩이나 하겠느냐”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칸·베네치아·베를린 등 국제 영화제와 비교하다 나온 단어일 뿐인데 미국 젊은 분들이 그걸 트위터에 많이 올렸나 봐요. 그런 전략이 있던 건 전혀 아니었어요.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었죠.”
결과적으로 ‘기생충’은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설국열차’, ‘괴물’, ‘마더’ 등 봉 감독의 전작이 재조명되는 등 신드롬을 몰고 왔다. 박찬욱·이창동·연상호 등 한국감독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져 K-무비 팬덤이 형성됐다. 콘텐츠 앞에 알파벳이 붙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이 또한 트윗으로 나온 텍스트가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을 거쳐 ‘K’로 일반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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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자발적으로 생겨난 DNA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이제 ‘K’는 드라마, 웹툰, 게임, 패션, 뷰티 등 더 많은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협업 또는 파트너십 강화로 독점 콘텐츠와 이모지를 지원하고, 아티스트와 팬의 연결고리 역할을 강화해 글로벌화를 촉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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