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도 아들 때문에 고개 숙였다…정치인 떨게 하는 '자녀 리스크'
장제원, 아들 잇따른 물의로 위기
"父 책임지고 의원직 박탈하라" 靑 청원까지
정치인 '자녀 리스크' 어제 오늘 일 아냐
정몽준, 김대중 등 베테랑 정치인도 곤욕
전문가 "자녀 일탈, 정치권서 큰 논란 번질 수 있어"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21·예명 노엘) 씨가 음주운전, 경찰관 폭행 등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부친인 장 의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장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해달라며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자녀의 일탈, 비리 등으로 인한 이른바 '자녀 리스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조차 아들들의 잇따른 비리 의혹에 대국민 사과를 해야만 했다. 전문가는 가족 중심 문화가 남아있는 한국 사회 특성상, 유권자들도 정치인들의 자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들 일탈에 곤욕 치른 장제원
장 씨는 지난 18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벤츠 차량을 몰던 중 다른 차량과 접촉 사고를 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장 씨에게 음주 측정 및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장 씨는 이에 불응하며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장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장 씨는 이미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6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음주운전, 경찰폭행 등 잇따른 '일탈'에 시민들의 분노는 장 씨의 아버지인 장 의원에게까지 이어졌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국민의힘 장 의원 아들인 장용준 씨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며 피켓팅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장 의원은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제 아들의 잘못에 대해 어떤 고려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의원 부자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반발은 여저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용준 아버지 장제원의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한다'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27일 기준 12만건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장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총괄실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 면목이 없고, 윤석열 후보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 없었다. 결국 후보의 허락을 득하지 못 하고 내려 놓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직을 내려 놓는 것이 후보께 더 도움된다고 판단했다"며 "부족한 제게 아낌 없는 신뢰를 보내주신 윤 후보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또 "이제,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 죄를 진 못난 아들이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아버지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로 정치인도 못 피한 '자녀 리스크'
정치인이 자녀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 정치인조차 '자녀 리스크'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과 맞대결을 펼쳤던 정몽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다.
정 후보의 막내 아들인 정모(당시 18) 군이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비하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이 불거졌다.
정 군은 세월호 유가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하는 모습을 지적하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된다.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하며 눈물을 흘리는 정몽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 사진=YTN 유튜브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아들의 이른바 '세월호 미개 발언'은 투표를 약 2개월 남긴 당시 정 후보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정 후보는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사과의 뜻을 전하는가 하면, 새누리당 시장 후보 수락 연설에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다. 카메라 앞에 선 정 후보는 "제 아들의 철없는 짓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시 선거에서 정 후보는 박 전 시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김 전 대통령 또한 지난 2002년, 아들들이 권력형 비리와 연루돼 모두 구속되는 이른바 '3홍비리'가 벌어지면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들이 모두 권력형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른바 '3홍비리'로 인해 자신이 몸 담았던 새천년민주당에서 탈당하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몸 담고 있던 새천년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몇달동안 저는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책임을 통절하게 느껴왔다'며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데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심정으로 살아왔다"라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또 "제 자식들은 법의 규정에 따라 엄정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저의 처신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했다. 자식들의 문제는 법에 맡기고 저는 국정에 전념해 모든 소임을 완수하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가족 중심적 한국, 자녀 리스크 큰 논란 번질 수 있어"
전문가는 가부장적 문화가 있는 우리 사회 특성상, 정치인의 자녀 문제에 대해 유권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장제원 의원 아들 사례처럼 본격적인 일탈은 드물지만, 과거 한국 정치권에서도 자녀의 비리, 성추행 등 범죄로 인해 정치인들이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다만 미성년자 아들의 언동은 어느정도 부모의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미 독립해서 사회인이 된 성인 자녀의 경우 부모에게 어느정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냐에 대한 논란은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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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 정치권에서 자녀 리스크는 큰 화제를 낳는 게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한국 사회는 아직까지 가부장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에 정치인의 자녀 문제가 큰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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