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단두대 수사' 공수처도, 관련자도 목숨 건 승부
법조계 "둘 중 하나 죽어야 끝나"
위기의식 공수처의 반전카드
패배땐 대선 후 폐지 전망까지
김웅 압수수색 재시도 예상
손준성 휴대전화 포렌식 변수
박지원 관여 여부도 관심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각오는 돼 있는가."
광주지검 순천지검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최근 사회망서비스(SNS)에 ‘고발 사주’ 의혹 수사의 고삐를 당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렇게 물었다. 김 변호사는 "수사는 진검승부"라며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웅 의원, 손준성 검사가 죽든 공수처가 죽든 하나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단두대 수사’다.
김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계 인사들은 공수처가 이 사건에 "목숨을 건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수처가 타 사건들에 비해 윤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발빠르게 움직인 점을 주목한다. 그 배경에는 공수처의 벼랑끝 ‘위기의식’이 있는 걸로 본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공수처는 대통령선거를 6개월 앞두고 ‘시한부 기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만약 정권이 교체, 여야 정당이 바뀔 경우 공수처가 계속 존속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역할과 기능이 변경 혹은 축소되거나 경우에 따라선 폐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뚜렷한 실적도 없다. 해직교사를 부정한 절차로 특별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1호’로 수사해서 최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공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만약 검찰이 조 교육감을 기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하지 않으면 공수처는 수사력은 물론, 출범 이유를 의심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반전 카드로 골랐다는 해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의혹을 사실로 밝혀낸다면 야권 유력후보인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을 저지하며 자신들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공수처의 미래를 위협할 정도의 후폭풍을 감당해야 한다. 이번 주가 분수령이다. 공수처는 금명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사무실을 다시 압수수색하려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검사들은 지난 10일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김 의원측의 반발에 막혀 중단했다.
이번 주 내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휴대전화 분석을 끝낼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는 지난 10일 압수수색을 통해 손 전 정책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유의미한 증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정책관은 김 의원에게 전달된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직접 작성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제3자가 손 전 정책관을 통해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의 휴대전화가 이 의혹을 규명할 스모킹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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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을 언론에 제보했다고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조사도 할 수 있다. 공수처는 "지난주 한 차례 조 전 부위원장이 방문해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위원장은 이후에도 각종 매체를 통해 사건 경위와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의 설명으로 ‘고발 사주’ 의혹은 박지원 국정원장이 이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도 핵심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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