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소장 '극단 선택' 관련 카톡방 공개
비노조원 집 앞까지 찾아가 협박

공개된 카톡방 대화내용.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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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김포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씨에 대해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속적인 폭언을 하고, 대리점을 뺏으려 했던 내용이 담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가 공개됐다.


앞서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고인에 대한 비아냥이나 조롱은 있었지만 폭언이나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며 "CJ대한통운의 압박으로 고인이 대리점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공문, 집회, 단톡방 등에서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3일) MBC가 입수한 대리점 단톡방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일부 강성 노조원들은 이 소장과 비노조 기사들에게 지속적인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40대 택배대리점주 이 소장의 분향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40대 택배대리점주 이 소장의 분향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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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노조원이 "이 소장이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다른 조합원들은 "나이롱 아니냐", "휠체어는 안 타냐", "드라마를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원들은 "XXX끼‥ XX신이", "XX끼"라고 욕설을 했다.

또 지난 7월12일 노조원 권모 씨는 "여기 계시는 노동동지 분들 때문에 이 소장이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라며 "더 많은 투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노조원 문모씨는 "이 소장은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할 듯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라고 답했다. 권씨와 문씨는 이 소장이 유서에서 자신을 괴롭힌 노조원으로 지명하고 실명을 공개한 이들이다.


노조원들이 이 소장의 각종 채무 및 경제적 상황을 몰래 조사한 정황도 있었다.


노조원들은 이 소장의 아파트 매각 사실 및 근저당, 매각 가격, 채무 상태 등을 공유했다. 이후 "이 소장은 빚밖에 없다", "아파트 급매로 떴다"는 발언을 주고받았다.


또 이 소장의 경제적 상황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한 노조원은 유튜브에 출연해 "이 소장이 월 4000~5000만원씩 번다"는 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원들은 비노조 택배기사의 집 앞까지 찾아와 욕설과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노조원은 채팅방에서 비노조 택배기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들이 정신 못 차리지. 비리 소장보다 더 × 같은 ××, 죽이고 싶다"며 "집 앞이니 나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전국택배대리점연합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조사를 했다는 택배노조 측은 왜 저런 대화 내용은 쏙 빼놓느냐"며 "괴롭힘의 이유는 대리점을 차지하려는 것이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노조의 갑질이 너무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이 남긴 유서. /사진=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제공

이 소장이 남긴 유서. /사진=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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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30일 오전 11시53분쯤 김포시의 한 아파트 화단에 40대 이 소장이 쓰러져 있는 것을 해당 아파트 직원이 발견해 신고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이 소장의 옷 주머니에서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이 소장은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됐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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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호소했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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