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번아웃 심화
3교대 간호사 80% 사직고민
"지금의 방역대책 지속 불가능"
勞, 병원·인력 확충 등 8대 요구

政 인력 탈진 공감, 해법 모색
"파업 가지 않도록 대화 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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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헌신으로 버틸 수 없는 현실"…政 "전향적으로 협상"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마라톤 교섭에도 불구, 다음 달 2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인력이 과도한 근무로 인한 피로도가 한계점까지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의료인력 부족에 대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제대로 수용되지 못한 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파업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의료진 탈진…노조 "높은 파업 찬성률은 절박함"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의료인력 갈아넣기 방역 대책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정부가 명확한 해결책 없이 땜질 처방으로 넘어가려 한다면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17일 124개 지부(136개 의료기관) 동시 쟁의조정신청에 돌입했고 이달 18일부터 26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나 위원장은 "총파업투쟁에서 보인 높은 찬성률은 이대로 버틸 수 없다는 의료현장의 절박함이 담긴 것"이라며 "반드시 인력확충과 처우 개선을 확보하고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공공의료 확충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8대 핵심요구 사항은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공공병원 확충 ▲코로나19 의료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등급제도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의사인력 확충 등이다. 노조 측은 "국립중앙의료원 기능 강화,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 논의, 사립대병원 및 민간중소병원의 공공성 강화 등 일부 사안에는 의견 차이를 좁혔으나 핵심 쟁점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성과없이 마무리됐다"고 토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선 의료현장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노조 측은 "한 코로나19 전담병원은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병상을 160병상에서 290병상까지 늘렸지만 인력을 충원하지 않았다"며 "방호복에 고글, 마스크, 페이스쉴드까지 중무장한 간호사는 일반 간호뿐만 아니라 식사, 청소, 배변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반 환자보다 2~3배 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간호사들의 번아웃(탈진)도 심화하고 있다. 노조 측은 "3교대 간호사의 80.1%가 사직을 고민하고, 신규 간호사의 42.7%가 입사 1년 안에 사직하는 현실"이라며 "1년 7개월을 버텨왔는데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에 사명감만으로 버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가 지난 3월 조합원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보건의료노조 "헌신으로 버틸 수 없는 현실"…政 "전향적으로 협상"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 "파업 안 가도록 지속 논의"…내달 1일까지 조정기간 남아

정부는 1주일 뒤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노조 측과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인력의 탈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노정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은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그간 보건의료노조에서 제시한 내용에 대해 정부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며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대화에 적극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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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노조가 내달 2일 파업에 돌입할 경우 1만명이 운집했던 2004년 이후 역대 최다 규모가 된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과 24개 지방의료원 등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고대의료원 등 29개 대형 사립대병원 등이 포함돼 의료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보건의료노조에 의사는 포함이 안되는 데다 병원 사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분류돼 파업 시에도 필수인력은 반드시 유지토록 규정해 ‘의료대란’까지는 초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노조 측은 내달 1일까지 조정기간이 남은 만큼 조만간 다시 만나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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