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처분 후 복직한 교사 창고에 대기시킨 학교…인권위 "인권침해"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학교법인 이사장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가 복직한 교사를 창고에서 대기시키도록 한 학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해당 학교 교장 및 행정실장에 대해 주의 조치하고 유사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학교법인 A 학원 이사장에게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2017년 교원 채용 과정에서 A 학원 이사장이 채용을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공익신고가 관할 교육청에 제기됐고, 교육청이 수사의뢰하면서 경·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B 교사는 검찰에 "이사장이 5000만원을 주면 교사로 채용해주겠다고 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사장은 2019년 법원에서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B 교사는 2020년 5월 학교법인 교원징계위원회에서 해임이 의결돼 해직처분됐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 취소 청구를 해 취소 결정을 받아 같은 해 12월 복직했다. 그러나 교무실이 아닌 통합지원실 물품보관 공간에서 대기하도록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학교 행정실장은 해직처분 후 복직돼 학교에 출근한 B 교사를 통합지원실 물품보관 장소에서 대기하도록 했고, 교장은 행정실장의 조치를 시정하지 않았다. B 교사는 해당 공간에서 학생용 책걸상에 앉아 대기해야 했고, 그런 모습이 학생 및 동료 교사들에게 노출됐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들은 "피해자의 복직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갑자기 출근을 해 근무 장소를 마련할 시간이 없었다"며 "당일 대기한 공간은 근무 장소가 아니라 복무를 내리기 위해 잠시 3~4시간 정도 기다리는 장소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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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권위는 B 교사가 대기했던 통합지원실 물품보관 공간은 운동용 매트·옷걸이·가전제품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보이고, 교사의 지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용 책걸상을 제공하는 등 해임 후 복직한 교사에게 대기공간으로 제공할 만한 적절한 공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그러한 모습이 학생 및 동료 교사들에게 노출돼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B 교사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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