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이슈+] 아프간 내전 변수로 떠오르는 '판지시르' 협곡
탈레반 "판지시르 저항군과 대화하고 싶다"
정통성 밀리는 탈레반, 여전히 불안정한 통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가니스탄 무장정파 탈레반이 주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하며 본색을 드러내면서 아프간 전역에서 반 탈레반 세력들도 반격을 위해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들의 집결지는 과거 구소련과의 전쟁에서도 함락된적 없다고 알려진 천혜의 요새인 '판지시르' 협곡인데요. 지난 1996년 탈레반 1차 집권기때부터 탈레반과 싸워온 북부동맹 군벌들이 재집결,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하면서 아프간 내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탈레반 대표단은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러시아측에 "판지시르의 저항군에 평화로운 해결책을 함께 모색코자 대화를 제안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측에 판지시르의 반 탈레반군과의 대화를 중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죠.
현재 아프간 대부분 지역은 탈레반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수도 카불에서 약 125km 떨어진 협곡지대인 판지시르주와 파르완주는 함락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은 현재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이 임시정부를 수립하면서 반 탈레반 세력의 집결지로 알려진 곳인데요. 아프간 전역의 반 탈레반 시위도 임시정부가 주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탈레반에 저항 기치를 올린지 일주일도 채 안돼 벌써 1만명 이상의 병력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탈레반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천혜의 요새지 판지시르로 집결하는 북부동맹
판지시르란 지명은 페르시아어로 '다섯마리의 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부터 천혜의 요새지역으로 이곳에서 많은 승전이 있었고 영웅들이 배출된 땅이라고 알려져있는데요. 과거 1979년 소련과의 전쟁에서 아프간군을 이끌던 전쟁영웅인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이 소련군을 격퇴한 곳으로 유명하죠.
BBC에 따르면 마수드 장군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1차 집권기 당시 탈레반의 폭정에 맞서 싸우기 위해 북부동맹군을 이끌며 저항하다가 탈레반의 사주를 받은 알카에다 요원에 의해 암살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암살 후 2개월 뒤에 미국과 탈레반의 아프간 전쟁이 시작됐죠.
이후 그의 아들인 아흐마드 마수드 주니어가 북부동맹을 이끌고 있는데, 이번 판지시르의 임시정부에 그가 참여했다고 알려지면서 과거 북부동맹 휘하 군벌들과 옛 아프간 정부군 병사들이 속속 판지시르로 모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도망치기 바빴던 아프간 정부군과 달리 사기가 높고 숙련도가 매우 높은 전사들로 알려져 탈레반이 매우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포정치로 위협하지만...여전히 불안정한 탈레반
탈레반이 판지시르 저항군과 싸움을 피하려는 이유는 이들의 세력이 결코 약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탈레반은 현재 핵심 전투원이 7만5000명 안팎에 불과하고, 11일만에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면서 병력이 사방으로 흩어져있죠. 이런 상황에서 판지시르 임시정부의 저항군이 대거 집결해 카불을 공격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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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판지시르 임시정부가 정통성 면에서 앞서있는만큼, 국제사회의 지원이나 원조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국제사회에서 현재 탈레반을 정식 아프간 정권으로 승인한 곳은 중국을 제외하고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각지로 도주한 관료들도 속속 판지시르로 집결해 정부체제가 다시 기능하면 탈레반의 지배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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