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업자에게 엄한 처벌
日은 올림픽 조직위 등 감시
플랫폼 사업자 제재가 추세

국내도 징벌적 손배제 목소리
"민사 가더라도 형사적 효과"

탁구선수 신유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탁구선수 신유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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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대현 기자] 대한탁구협회는 지난 6일 대표 선수들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 등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스타가 된 신유빈(17)에 대한 성희롱 등 인신공격성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도쿄올림픽이 열린 17일간 협회 차원에서 선수들에 대한 악성 댓글에 대응을 시사한 건 탁구협회 뿐이었다. 축구, 야구, 양궁 등 여러 종목 대표 선수들이 악플러들의 표적이 됐지만, 악플은 오로지 선수 개인이 가담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악성 댓글에 대한 대응 관련) 이야기 나오는 게 없다"며 "법적 조치는 선수들이 소속팀이나 에이전시 통해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 주체국 일본은 달랐다

도쿄올림픽 주최국인 일본의 올림픽위원회(JOC)는 우리와 달리 일찌감치 자국 선수들을 악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현재는 올림픽 기간 선수들을 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방글을 감시·기록하고, 향후 지나치게 악의적인 사례를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수단 차원에서도 조직적 대응 움직임이 보인다. 후쿠이 쓰요시 일본 선수단장은 "선수들이 쌓아온 노력을 모욕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일본은 우리나라와 뉴스 유통구조가 비슷하다. 우리나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가 유통되는 것처럼 일본은 '야후재팬'에서 대부분 뉴스가 소비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작년 8월 스포츠 뉴스에 대한 댓글 정책이 폐지됐지만, 일본은 아직 유효하다.

과거 우리나라가 그랬듯, 일본 역시 포털사이트를 통해 유통되는 뉴스에서 생산되는 악성 댓글 문제로 골머리를 썩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02년 ‘프로바이더(인터넷 제공자) 책임 제한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뉴스 유통을 맡는 포털사이트가 악플에 대한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작성자에 한해 죄를 묻는 우리나라와 달리 운영자에게도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야후재팬은 이 법에 따라 피해자 요청이 있을 경우, 악플을 삭제하고 작성자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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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업자 제재가 세계적 추세

독일도 일본과 비슷하다. 허위사실이 포함된 게시물은 사업자가 24시간 이내 삭제토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최대 5000만유로(한화 673억원)나 부담해야 한다. 근거 없는 악성 게시물을 방치했다간 회사 자체가 휘청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찾아볼 수 있는 규제 방식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형법상 책임을 묻는 국가도 있다. 중국이다. 중국은 2013년부터 온라인 명예훼손에 대해 형법상 비방죄를 적용해 처벌하고 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모욕·비방죄는 3년 이하의 징역·형사 구금·공공 감시·정치적 권리박탈 가능하다. 하지만 '형사영역을 민사 영역으로, 벌금을 과태료로' 바뀌어 가는 현대 국제사회 사법 추이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사이버 명예훼손죄 등 형법상 처벌 규제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국가다. 민사적 책임을 묻는 구조인데, 피해자 스스로 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따른다. 이에 따라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는 악플러 개인보다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제재로 법안을 가져가려는 추세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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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넘어 징벌적 손배제 검토해야

우리나라에서도 악플에 대해 형사적으로 국한될 것이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반적 배상이 발생한 피해 정도에 따라 금전적인 보전을 해주는 것이라면, 징벌적 손배제는 행위의 악의성, 고의성 등에 대해 형법적 처벌과 유사한 효과를 띠는 게 특징이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민사로 가더라도 형사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악의적 형태로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징벌적 손배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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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뉴스 댓글 폐지 1년.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프로배구 고유민 이후 나온 대처지만, 이 '죽음을 부르는 악플'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 도쿄올림픽 기간 동안에도 SNS, 온라인 커뮤티니 등을 통해 사회적 해악이 드러났다. 이 교수는 "악플 하나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 정체성 혼란이나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표현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 표현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등 규제 방식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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