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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하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세월호 기억공간' 임시 이전 '논란'

최종수정 2021.07.28 15:06 기사입력 2021.07.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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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공간' 7년 만에 광화문광장 떠나
서울시의회 전시관으로 옮길 예정…유족 측 사진·물품 정리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 "시민들이 논의해보자는 것이 저희 일관된 요구"
유족 "시민과 함께 반드시 문제 해결"

27일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유족 측이 임시 공간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서현 기자 ssn3592@

27일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유족 측이 임시 공간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서현 기자 ssn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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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서울시는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대안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27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협의회)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세월호 기억·안전 전시공간'(기억공간) 관련 서울시의 철거 움직임에 대해 밝힌 입장문 중 일부다.

유족은 아쉽다는 심경을 드러내며, 시민과 함께 아이들을 추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광장 재구조화 공사 관련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유족과 충돌 등 갈등을 빚었지만, 유족 측이 임시 이전 중재안을 받아들이며 세월호 추모공간 갈등은 일단락됐다.


시민들을 위한 세월호 참사 추모공간은 참사 3개월 만인 2014년 7월 세월호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기 위한 천막이 설치되면서 만들어졌다.


처음 모습은 지금의 건물이 아닌 천막이었다. 유족과 일부 시민들, 정치인들은 이 천막 아래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 시민참여공간 등으로 구성된 지금의 기억공간은 2019년 4월12일 문을 열었다. 종합하면 이번 추모공간 임시 이전은, 천막부터 지금의 '기억공간'까지 만 7년 만에 광장을 떠나는 것이다.


'기억공간'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도 많았다. 일부에서는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광화문 광장에 특정 참사 추모공간이 지나치게 오랜기간 존재했다는 점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쟁점화하고 있다는 것을 반대했다. 추모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왜 굳이 광화문광장이냐는 비판이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 쪽에 놓인 공사 관련 자재들. 한쪽에 "세월호 광화문 기억공간 철거를 중단하라!" 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사진=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

서울 광화문광장 한 쪽에 놓인 공사 관련 자재들. 한쪽에 "세월호 광화문 기억공간 철거를 중단하라!" 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사진=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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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희가 이 건물을 고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정해주길 부탁드린다"면서 "(광화문광장)재구조화 취지에 부합하는 선에서 이 광장이 가진 민주주의 역사를 담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시와 협의회, 시민들이 논의해보자는 것이 저희의 일관된 요구였다"고 말했다.


또 김종기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작년부터 철거에 협조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요청해왔다"며 "하지만 민주주의 역사, 열린 소통의 의미가 담긴 기억공간을 공사가 끝난 후에 어떻게 잘 운영할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는 광화문 조성공사 취지가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운영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교류한 기억공간은 왜 시민에게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임시 이전 장소로 서울시의회가 정해진 이유에 관해서는 "서울시의회에서 연락이 왔다. 정치공방이나 입장 차이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노력을 보이겠다는 모습에 신뢰를 갖고 임시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기억공간' 임시 이전에 동의를 한다면서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유족 채 모씨는 "공사가 진행되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등 원활히 소통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갑작스레 시장이 바뀌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공간을 황망하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아쉽고 서운하지만 이번 이전을 통해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광장 한 쪽에 놓인 공사 관련 자재들. 사진=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

서울 광화문광장 한 쪽에 놓인 공사 관련 자재들. 사진=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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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가슴 아픈 심경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아쉬운 것은 광장이 아닌 다른 곳에 추모공간을 마련해도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세월호가 많이 이용되는 상황도 거북하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지금처럼 광화문 광장에 그대로 추모공간을 보존해도 좋다는 견해도 있다. 40대 회사원 박 모씨는 "참사의 정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경우 10대 청년들이 많이 죽지 않았냐"라며 "너무 안타까운 사고다. 광장에 그대로 추모공간을 마련해서 이들을 위로하는 것도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억공간 철거 문제가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은 것은 이달 초부터다. 서울시 측은 올해 들어 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기억공간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지난 5일 유족 측에 철거를 통보했다. 이어 이달 21일부터 25일까지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가 밝힌 철거 예정 시한은 26일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에 보관된 물품을 정리하려는 서울시 관계자와 4·16연대 관계자가 대치하고 있다.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에 보관된 물품을 정리하려는 서울시 관계자와 4·16연대 관계자가 대치하고 있다.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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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유족과 서울시는 기억공간 물품정리를 두고 충돌을 하기도 했다. 4·16연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들이 기억공간을 찾아 철거에 앞서 정리를 시도했다. 연대 측 관계자는 "단순한 기억공간이 아니다, 상징적인 곳이다"라면서 "이곳은 정권과 관계없는 공간이다"라고 강조하며, 세월화 관련 활동가들이 현장을 찾아 서울시의 물품정리 시도를 몸으로 막는 등 대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26일 밤 유족 측이 가족협의회 회의를 통해 광화문 광장 공사 기간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하는 중재안에 따르기로 하면서 세월호 추모공간 갈등은 타협점을 찾았다. 유족 측이 기억공간 내부 물품을 직접 서울시의회로 옮겼으며, 옮겨진 물품은 시의회 1층 전시관에 임시 보관된다.


김서현 인턴기자 ssn35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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