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활용 화장품 용기, 일단 만들어내긴 했는데...
단일 소재로 출시했지만 업체들 주문은 소극적
"디자인 영향 큰 화장품 눈에 띄지 않으면 밀려…변질 우려도 있어 불안"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들이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容器)를 생산하고도 판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계에 따르면 연우와 펌텍코리아 등 주요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플라스틱 ‘단일 소재(One-material)’로 만든 100% 재활용·재사용 가능한 화장품 용기를 생산해왔다. 지난해 국내시장 출시를 마쳤고, 올해는 해외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들은 이처럼 적극적이지만 이들로부터 주문제작한 용기를 납품받는 화장품 업체들은 소극적이다.
단일 소재로 만든 용기로 교체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은 판매량 감소에 대한 우려다. 화장품은 용기 디자인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플라스틱만으로 용기를 만들면 색감이 떨어지고, 화려한 장식도 달 수 없다. 단일 소재로 만든 용기가 친환경적이라는 점은 알지만 그렇다고 경쟁사와의 디자인 경쟁에서 뒤쳐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디자인이 절반이라고 보면 된다. 내용물을 평가하기 전에 일단 소비자의 눈에 띄어야 된다"면서 "플라스틱 한 재료로만 멋진 디자인의 용기를 만들어 내는 건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부분도 고민이다. 변질 우려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은 차단성이 높은 복합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단일 소재로는 해결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 용기의 이음새 부분과 펌핑부품에 사용되는 금속제 스프링을 없애든지, 이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는 설계와 디자인 기술이 필요하다. 반짝이는 도금을 대신할 수 있는 화려한 디자인 기술도 갖춰야 한다.
유명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결국 디자인과 설계 기술을 골고루 갖춘 극소수 업체만이 단일 소재 생산을 할 수 있다"면서 "단일 소재 용기로 대거 교체할 경우 기술이 떨어지는 수 많은 용기 제조업체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 사항이 되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만큼 국내 화장품 업계도 단일 소재 용기 교체를 계속 미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율을 높이라는 환경단체들의 거듭된 요구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 시민단체는 최근에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화장품 용기 재사용 등 ‘친환경 경영’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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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용기 제조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메이저 업체들이 단일 소재 용기를 선택하면 다른 업체들도 대세에 따르게 될 것"이라며 "화장품 대기업의 결단과 고객의 선택만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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