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대법원이 현대위아가 사내 하청 비정규직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영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한 결정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대법원은 8일 현대위아 사내 협력업체 소속 직원 64명이 제기한 고용 의사표시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은 2014년 "현대위아가 원고들을 2년을 초과해 사용하거나 근로자 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에 사용했으므로 직접고용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현대위아 측은 "원고들은 사내 협력업체 소속으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1심과 2심은 현대위아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판단했으며 이번에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인정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현대위아 측은 "도급과 파견의 경계가 법령으로 정해지지 않고, 법원의 해석으로만 판단하는 상황에서 산업 현장은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으며, 불법파견 판단에 따른 비용은 모두 기업이 부담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현대위아는 2000여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파견 직원들의 소송이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회사 측은 "당사는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 펜데믹으로 수년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발생할 막대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위아의 이번 판결은 비정규직 직원 직접 고용을 둘러싸고 현재 이어지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소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대위아뿐 아니라 현대차, 기아, 한국GM, 포스코, 현대제철 등에서 불법 파견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파견 직원들이 정당한 도급 계약하에 단순 업무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불법 파견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영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대위아의 협력업체는 인사권 행사 등의 독립성을 갖추고 원청과 분리된 별도의 공정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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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은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대한 파견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등 글로벌스탠다드와 부합하지 않는 강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을 근거로 도급의 적법 유무를 재단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조치"라며 "더욱이 법원의 판결도 사건별로 엇갈리고 있어 기업 경영의 유연성과 예측성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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