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어려운데 공모주 기다려볼까…대기자금 붙잡는 은행들
카뱅·카페·크래트폰 줄줄이 공모주 청약 예고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641조…한달 새 20조 ↑
폭락한 가상화폐 시장서 자금 돌아온 영향도
은행들이 최근 급등한 대기 자금을 붙잡기 위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식고 대형 공모주 청약까지 앞둔 상황에서 풍부해진 시중 자금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자유입출금통장인 ‘SC제일마이시그니처통장’을 선보였다. 돈을 입금하면 한 달간 0.01%의 금리만 적용되지만 이후부터는 거래실적에 따라 0.1~0.7%포인트까지 기본금리를 차등한다. 통장에 돈을 많이, 비교적 오래 넣을수록 유리하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여유자금 관리에 특화한 상품"이라면서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거래하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달부터 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증권계좌 일괄신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번의 가입으로 증권계좌 9개를 동시에 개설할 수 있다. 공모주 청약 일정이 다가오면서 증권사 계좌를 만들려는 고객이 늘자 시작한 사업이다. 주요 공모주 청약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15일까지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증권계좌를 3개 이상 만들면 커피 쿠폰도 제공한다.
BNK부산은행은 투자 열기가 높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마!이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만 18세부터 29세 이하 개인만 가입할 수 있다. 거래실적 조건을 두지 않고 평잔 100만원까지 연 1.5% 금리를 제공한다.
넘실대는 유동성…주요 시중은행 대기자금 20조 쑥
은행들이 잇따라 새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배경에는 다가오는 공모주 슈퍼위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이달 26~27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도 각각 다음달 2~3일, 4~5일에 일반 공모주 청약이 이뤄진다.
청약으로 얼마나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지 파악하기 어려운 은행으로서는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해둬야 하는 상황이다. 청약이 끝나면 환불금을 그대로 예금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4월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에는 증거금이 역대 최대인 80조9017억원 몰렸다. SKIET의 시가총액이 공모당시 7조원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몸집이 12조~24조에 육박하는 세 업체에는 더 많은 돈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주요 은행에는 일종의 ‘대기성 자금’이 늘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 예금은 641조5351억원에 달한다. 한달 전 621조8446억원에서 19조6905억원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올 초와 비교하면 65조4800억원(11.3%) 불어난 규모다. 금융권에서 통상 5~6월은 계절 특징상 예금이 대폭 늘어날 만한 요인이 없다. 5월만 해도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4조6344억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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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던 투자자금이 각종 악재로 시중은행에 되돌아왔다는 시각도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4월 810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급락했다. 현재 3300만원에서 4000만원 사이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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