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배터리가격, 전기차 보급 앞당긴다
리튬이온배터리 수출단가 1년반만 16%↓
2026년 전후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 견줄만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배터리 가격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찻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선 2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장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기차 배터리용량 1kWh 당 가격은 137달러 수준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8분의 1 수준이다. 2010년엔 같은 용량이 1100달러 수준이었다. 국내 출시된 전기차 배터리 용량이 70kWh, 가격이 50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를 조금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단가도 하향추세가 뚜렷하다. 전기차 배터리로 많이 쓰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국내 수출물량과 금액으로 추산해보면, 2019년 t당 381만달러 수준에서 올해 들어선 321만달러로 16%가량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이 더 낮아졌었는데,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는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는 각종 화학물질을 일정한 비율로 맞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게 중요한데, 과거에 비해 기술이 나아진데다 주요 셀 메이커마다 생산이 안정화단계로 접어들고 규모를 갖추면서 단가를 낮춘 결과다. 전기차 보급이 더딘 이유로는 내연기관 대비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함께 아직은 부담스러운 가격이 꼽힌다.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기차 보급 확대 가능성은 그만큼 오른다.
전기차 배터리 10년 전 가격 8분의 1 수준
기술개발·규모경제로 생산단가 ↓
SK 배터리 수주량·금액 동시 공개…가격경쟁력↑
2, 3년 후부터는 배터리 공급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가격 하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이 한층 빨라질 것이란 얘기다. BNEF는 2023년이면 배터리 가격이 kWh당 100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이면 80달러 수준이 돼 공적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에 견줘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기본 단위인 셀을 모듈·팩 단위로 묶어 차량에 싣는다. 배터리업체가 완성차메이커에 어느 단계에 공급하는지를 비롯해 계약상대나 구매수량, 납품기간 등 계약 조건에 따라 가격은 다르다. 공급처나 구매처 모두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게 업계의 오래된 관행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수주잔고를 공개하면서 용량과 가격을 동시에 공개한 게 눈길을 끈 것도 그래서다.
지난 1일 열린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이 회사는 최근 수주잔고가 1TWh, 금액으로는 130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국내 경쟁업체와 달리 현재는 전기차 배터리만 만든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는 가전용으로 쓰이는 소형 이차전지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사업도 비중이 적지 않다. SK가 납품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을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을 법한 정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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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배터리를 쓰고 내년에 출시되는 포드의 전기차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은 기본형이 4만달러 안팎에서 시작한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나 삼성 배터리를 쓰는 리비안이 내년 출시한 픽업트럭이 7만달러 조금 못 미치고 GMC 허머 EV의 내년 출시차종이 11만달러를 넘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출시되는 비슷한 차종 가운데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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